개인들도 혁신의 주체로 부상하고 있다 개인들도 혁신의 주체로 부상하고 있다

김나경 유재훈 | 2013-12-29 |

소비자들이 기업의 혁신에만 의지하는 대신 스스로 혁신의 대열에 나서기 시작하고 있다.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크라우드소싱,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이 활성화됨에 따라 개인도 R&D, 생산, 마케팅, 재원조달 등에서 역량을 갖추기 시작하고 있다. 평범한 사람들의 비범한 아이디어들이 사장되지 않고 세상을 변화시키는 혁신으로 구현될 수 있는 토양이 만들어지고 있다.


오래 동안 혁신은 주로 기업의 영역으로 생각되었다. 혁신 아이디어가 제품 및 서비스로 시장에 선보이기까지 R&D(연구개발), 재원조달, 시장성 평가, 제조 등 개인이 현실적으로 달성하기 힘든 과정들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과거, 기업이 아닌, 발명가라 불리는 개인들은 자신들의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재원 부족, 기술적 문제 등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어왔다. 특히 IT, 전자 등 기술의 변화 속도가 빠른 영역에서, 기술에 의한 혁신이 시장의 패러다임을 변화시켜왔고 따라서 이러한 혁신은 기업이 주도할 수밖에 없다는 시각이 더욱 강해지고 있다.


그러나 이제까지 우리가 경험해온 혁신들은 기업이 주도하는 혁신만으로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페이스북과 유투브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니즈를 인식한 개인에 의한 혁신의 결과물이라는 점이다. 소셜네트워크라는 혁신적인 플랫폼은 당시 학생이었던 마크 저커버그가 학교 여학생들의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사이트를 만든 것에서 시작됐다. 세계 최대 동영상 사이트 유투브 역시 동영상 공유가 불편하다고 느낀 개인이 직접 인터넷 동영상 공유 솔루션을 개발하면서 시작되었다.


이렇듯 혁신을 실현하는데 어려움을 겪어 왔던 개인들이 이제는 스스로의 니즈를 바탕으로 혁신의 주체가 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사용자가 스스로 만들어가는 혁신


과거부터 개인 사용자는 기업의 혁신 활동에 제한적으로 참여해 왔다. ‘프로슈머’ 활동이 그것인데 이러한 사용자의 활동은 기업이 주도하는 혁신 활동 중 한 부분을 구성하는 제한적인 활동에 그쳤다. 여전히 사용자들은 니즈를 가지고 있는 대상일 뿐이고 혁신적인 제품을 설계하고 생산하여 니즈를 충족시키는 일은 생산자 즉 기업의 몫이었다. 더구나 이렇게 반영된 사용자의 니즈는 기업 내부의 논리로 타협되고 변형되어 사용자는 완전히 만족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에 반해 사용자 혁신의 대가인 MIT 경영대학의 에릭 폰 히펠 교수는 사용자가 이끄는 혁신을 기업과 같은 생산자 중심의 혁신에 대비하여 설명한다. 즉, 사용자 혁신은 사용자들이 자신을 대신해 생산자들이 혁신을 일으키는 것에 의지하는 대신 스스로 혁신을 이끄는 것을 말한다. 최근에 와서 이러한 사용자 주도 혁신은 개인의 혁신을 가능하게 하는 환경이 조성되면서 점차 활발해 지고 있다.


그렇다면 개인들은 여러 가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왜 스스로 혁신을 시도할까? 현대 사용자들의 니즈는 갈수록 다양화, 고도화 되는데 기업은 이렇게 고도화된 사용자들의 니즈를 충분히 만족시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 물질적인 안정을 향유하고 있는 현대 사용자들은 갈수록 고도화된 니즈를 갖는 경향을 보이는데, 단순히 필수적 니즈를 채우는데 만족하지 않고 소비, 사용에 의미를 부여하고 개인적으로 세분화된 취향을 만족시키는 제품을 원한다. 하지만 시장에 나와있는 제품은 개개인의 취향을 정확하게 만족시켜 주지 못하기 마련이다. 기업은 대중의 취향을 두루 충족시키는 제품의 대량 판매로 수익을 추구해야 하기 때문이다.


평범한 사용자의 혁신적인 아이디어


개인 사용자에 의한 혁신이 의미를 갖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사용자가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제안할 수 있어야 한다. 크라우드소싱 열풍이 말해주듯 많은 기업들은 사용자 아이디어를 이미 혁신의 원천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러한 아이디어는 때로는 기업 내부의 전문가에 의한 아이디어보다 더 높은 평가를 받기도 한다. 기업 관련자나 제품 전문가들은 기업이 가지고 있는 조직, 역량 등에 기반해 스스로를 한계 짓거나 해당 제품에만 매몰된 사고를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물론, 여전히 사용자가 제안한 혁신 아이디어의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사용자의 혁신 아이디어는 내부 전문가 등의 아이디어를 능가할 수 있을까?


한 유아용품 업체는 신제품 개발을 위한 아이디어를 수집하며 한 가지 실험을 진행했다. 두 집단에서 아이디어를 수집하였는데 한 집단은 내부 전문가로 구성되었고 다른 한 집단은 이 제품을 사용하는 소비자 집단으로 구성되었다. 아이디어를 제안한 소비자들은 평균 약 31세의 여성으로 대부분 제품을 사용하고 있었고 관련 제품에 관해 어느 정도 기술 지식을 갖고 있었으며 시장에 나와있는 제품에 만족하지 못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렇게 제출된 아이디어는 해당 기업의 CEO와 R&D 책임자에 의해 평가를 받았다. 놀랍게도 소비자집단의 아이디어는 ‘새로움’과 ‘혜택’ 측면에서 내부 전문가들 보다 더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한편 소비자들의 아이디어는 ‘실현 가능성’ 측면에서 근소하게 내부 전문가들 보다 낮은 평가를 받았으나 이 세가지 평가를 합한 종합 평가에서 소비자집단이 더 높은 평가를 받았다(<표 1> 참고).


개인의 혁신을 가능하게 하는 환경


개인들이 여러가지 제약으로 인해 혁신의 주체가 되지 못하였다면 과거와 달리 오늘날 개인들이 혁신의 주체가 될 수 있는 배경은 무엇일까? 기업들만 보유하였던 R&D, 마케팅, 생산, 재원 등의 역량들을 여러 개인의 참여와 기술의 발전으로 개인도 확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개인의 혁신 아이디어가 시장에 상품으로 선보이기 위해서는, 우선 개인의 거친 아이디어가 공유, 개선되어 컨셉으로 발전되어야 한다. 동시에 상품에 대한 충분한 수요의 존재여부와 소비자들의 선호도 정도를 알아보는 등과 같은 시장성 검증 또한 요구된다. 또한 의도한 기능을 충분히 구현하고 기술적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 그리고 생산, 유통에 필요한 설비, 조직뿐만 아니라 이 모든 과정을 진행하기 위해 필요한 재원이 조달되어야 한다.


● R&D와 마케팅


아이디어를 공유, 개선하고 상품의 기능을 구현하기 위한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크라우드소싱을 활용할 수 있다. 기업의 혁신 역량과 긴밀하게 관련 있는 R&D 역량을 일반 개인이 확보하는 것은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개인이 R&D 역량을 내재화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분야의 학위를 따거나 전문 업체의 숙련된 전문가이어야 한다. 아니면 전문가에게 의뢰를 해야 하는데 이 역시 비용과 네트워크의 제약이 있다. 아이디어가 상품으로 출시되기까지 설계, 디자인, 기술 개발 등 여러 방면의 전문성이 동시에 요구되는데 한 명의 개인이 이러한 전문성을 모두 보유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이러한 문제의 해결 방안이 대중이 모여 아이디어를 공유·발전시키는 크라우드소싱 플랫폼이다. 개인은 플랫폼에 설계도 등 구체화된 아이디어를 올린다. 혼자서는 제품이 가진 문제를 해결하기 힘들지만 플랫폼에 모인 개인들은 서로의 지식을 동원해 아이디어가 가지고 있는 문제에 대한 솔루션을 제시하고 제안된 아이디어를 개선시켜 나간다. 이러한 과정에서 기능 구현을 위해 요구되는 기술 개발도 플랫폼에 참여하고 있는, 기술 역량을 가진 개인의 도움을 받아 해결한다. 이때 모인 구성원들은 학자, 전문가들인 경우도 있지만 그들은 생산자인 기업의 입장에서가 아닌 사용자인 개인이 입장에서 참여하게 된다. 이처럼 개개인의 역량이 모여 R&D 센터와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다.


시장성 평가와 마케팅 활동은 크라우드펀딩을 활용함으로써 저절로 이루어 진다. 크라우드펀딩은 대중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자금 모금 방식이다. 크라우드펀딩은 기부나 후원의 형태를 띠기도 하고 선주문의 형태로 이뤄지기도 한다.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목표 투자액을 달성 했다는 사실은 재원 확보라는 결과와 더불어 시장성을 인정받았다는 시그널로 인식되고 많은 선주문을 받았다는 것은 충분한 수요를 증명하기 때문이다. 이뿐만 아니라 투자자는 자신이 투자한 아이디어에 높은 관심과 애착을 갖는데 이로 인해 일종의 사전 마케팅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 세계 최대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인 킥스타터를 통해 제품을 출시한 한 소규모 기업의 CEO는 “제품 개발기간 동안에 사람들이 열정적으로 참여함으로써 일종의 사전 마케팅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라고 주장한다. 이처럼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재원 확보와 시장성 검증 더 나아가 홍보가 동시에 이루어 진다.


● 재원확보


아이디어 제안부터 시장 출시에 이르는 전 과정에 필요한 재원 확보 역시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이루어진다. 개인이 자신의 아이디어에 투자할 의향이 있는 대중에게 펀딩을 받아 자금을 조달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로서 개인은 더 이상 투자를 받기 위해 은행, 기업에만 기댈 필요가 없어졌다.


커피 줄리스(Coffee Joulies)는 너무 뜨겁지도 식지도 않은 커피를 원하는 한 사용자의 니즈에서 출발하여, 킥스타터의 펀딩을 받아 상품화한 사례이다. 같은 반 친구이자 이웃이었던 데이브 패트릴로와 데이브 잭슨은 맛있는 커피를 오랫동안 적정한 온도로 먹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생각했다. 그러던 중 상변화 물질(Phase Change Material)을 스테인리스 스틸로 덮은 물체를 커피 컵 안에 넣으면 뜨거운 커피의 온도가 순간적으로 떨어지며 더 오랫동안 마시기 적당한 온도가 유지될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이것을 상품화하기 위해 킥스타터를 활용하기로 하고 2011년 3월 29일 제조에 필요한 재원의 절반인 9,500 달러를 목표액으로 커피 줄리스라는 프로젝트를 올렸다. 모금 기간이 끝난 같은 해 5월 2일에는 4,818명의 투자자들로부터 30만달러가 넘는 재원이 확보되었다. 이를 통해 해외가 아닌 뉴욕에 위치한 제조사와 손을 잡고 8개월만에 킥스타터에서 사전 주문된 물량 8,000개를 배송했고 이후 일반 매장에도 유통되기 시작했다.


● 생산과 유통


디지털 제조 도구를 활용하여 생산 과정을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다. 전문 기술, 설비 투자 등이 필요한 제조는 오랫동안 대기업과 전문 인력의 영역으로 인식되어 왔다. 과거 개인들은 혁신 아이디어를 제품으로 개발, 생산하기 위해서 생산 업체를 설득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어왔고 생산 업체를 설득하지 못해 혁신이 아이디어만으로 그치는 경우도 빈번하였다. 반면 이제는 3D 프린터, CNC 머신 등과 같은 디지털 제조 도구들이 제조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있다. 개인의 생산을 가능하게 하는 제조 설비의 가격은 계속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측되나 아직까지 개인이 소유하기에는 비싼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개인은 이러한 장비를 소유할 필요가 없다. 3D 머신, 레이저 커터 등의 제작 도구를 대여해 줄 수 있는 Fab Lab(Fabrication laboratory) 등의 공간을 활용하면 된다.


‘메이커스’의 저자 크리스 앤더슨은 이러한 현상을 제조의 디지털화로 인한 제조 민주화로 표현한다. 이제는 아이디어를 컴퓨터로 디자인하고 디자인 파일을 공유하며 디지털 제작 도구를 이용해 생산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이렇게 개발된 제품을 시장에 출시하기 위해서는 대량 생산이 뒤따라야 한다. Fab Lab 등은 아이디어를 제품으로 개발하는데 효과적이지만 아직까지 개발된 제품을 시장에 판매하기 위한 대량 생산의 효율적인 대안은 되지 못하고 있다. 개인 차원에서 어떤 생산자가 가장 적합한 생산자인지를 판단하고 그러한 생산자와 계약하기 위해서는 생산 공장에 대한 정보를 찾고 여러 지역의 공장을 방문하는 등의 어려움이 따른다. 그러나 제조를 원하는 개인과 공급하기를 원하는 제조 업체를 연결해주는 중국의 알리바바닷컴 같은 중계 사이트를 이용하면 원하는 수량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이렇게 생산된 제품은 아마존 등과 같은 이커머스 업체를 통해 판매가 가능하다. 제품개발 플랫폼은 유통도 대행해주며 대신 판매수익의 일정부분을 가져간다. 최근에는 아이디어를 제안하면, 아이디어 검증, 제조는 물론 유통과 마케팅 영역까지 대신해 주는 플랫폼이 생겨 개인에 의한 혁신이 더욱 확산되고 있다.


소셜 상품 개발 플랫폼 쿼키(Quirky)


최근 주목 받고 있는 소셜 상품 개발 플랫폼인 쿼키 역시 개인의 니즈에 기반해 생겨났다. 일반적인 사람들이 일반적이지 않은 놀라운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으며 발명의 기회는 모든 사람들에게 제공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던 벤 커프만은 2009년 6월 쿼키를 설립했다. 쿼키는 앞서 언급한 개인 사용자가 이끄는 혁신의 걸림돌이었던 자금, 인력, 기술, 생산시설 등의 문제를 해결해 주는 역할을 하면서 큰 주목을 받았다. 쿼키는 ‘최고의 아이디어는 아직 사람들 머리 속에 내재되어 있으며 우리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존재한다’고 말하고 있다.


2013년 12월 기준 약 66만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는 쿼키에는 매주 2,000개 이상의 상품 관련 아이디어가 올라온다. 쿼키는 주로 소비재를 중심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사업 모델이나 음식, 소프트웨어 등에 대한 아이디어는 받지 않는다. 금년 7월까지는 회원들이 제안할 수 있는 아이디어는 무한대인 대신 아이디어 검토 비용으로 10달러를 지불해야 했으나 이후 무료로 전환하면서 회원당 아이디어를 하루 최대 3개까지 제안할 수 있도록 했다.


이렇게 제안된 아이디어는 쿼키 홈페이지에 개시된다. 이 기간 중 회원들은 올라온 아이디어에 대해 투표를 진행하며 회원 당 하루 최대 10표까지 행사할 수 있다. 총 200표 이상을 획득하거나 내부 임직원이 직접 선택하는 아이디어는 다음 단계인 전문가 검토 단계로 넘어간다. 주로 내부 전문가로 구성된 팀이 아이디어를 평가하고 정식 제품 평가 단계로 넘어갈지를 결정한다. ‘Eval’이라고 불리는 정식 제품 평가 단계는 쿼키 뉴욕 본사에서 매주 목요일 진행되며 최종 단계를 통과한 15개의 아이디어에 대해 논의를 진행한다. 이 행사는 인터넷으로 실시간 중계되기도 한다. 여기에서 매주 실제 상품화로 진행될 아이디어 3개를 선정한다. 이렇게 투표와 평가 단계를 거쳐 높은 시장성이 있다고 검증된 아이디어만이 상품화가 되는 것이다.
사실 아이디어 제안, 평가, 상품화 선정단계까지는 이전에 존재했던 크라우드소싱 플랫폼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쿼키는 아이디어가 최종 선정된 후에 따르는 시제품 개발, 마케팅 전략 수립, 제작 판매를 포함한 솔루션을 제공해준다. 본격적인 상품화 단계에 들어가면 내부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연구, 작명, 디자인, 설계, 설문, 가격 설정 등 다양한 프로젝트가 진행되며 이 과정에 당연히 회원들도 참여하게 된다. 쿼키 본사에는 프로토타입 제작을 위한 여러 대의 3D 프린터, 레이저 절단기, 밀링(milling) 절삭기 등 다양한 설비도 갖추고 있다. 모든 과정이 끝나면 계약 관계에 있는 중국 생산 공장에 보내져 생산된다. 쿼키 설립자이자 CEO인 벤 커프만은 생산 속도와 가격 이슈로 지금까지는 중국에서 생산하고 있지만 최근에는 일부 제품에 대해 미국 내에서 생산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쿼키는 유통 업무까지 책임진다. 중국으로부터 물건이 오면 Target, Bed Bath & Beyond, BestBuy 등 대형 유통점을 통해 제품이 판매되며 쿼키 온라인 스토어를 통해서도 구매가 가능하다. 이러한 제품 판매를 통한 매출이 쿼키의 주 수입원이고 이중의 일부를 아이디어 제안자 및 참여자들과 공유하는 것이 쿼키 비즈니스 모델의 핵심이다.


쿼키는 혁신 아이디어가 상품화 되기까지 공헌한 개인들에게 판매 수익을 배분한다. 쿼키는 일반 유통점을 통해 판매된 제품 매출의 10%, 자사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판매된 제품 매출의 30%를 참여자들과 공유한다. 내부적인 기준을 통해 영향력 포인트(Influence Point)라는 보상 체계를 운영하는데 상품화 과정에서 참여자들의 영향 정도를 평가한 후 수익을 배분한다. 통상적으로 아이디어를 제안한 사람이 공유되는 금액의 40%(전체 매출의 4%)를 가져간다. 쿼키에서 가장 잘 팔린 제품인 휘어지는 멀티탭 Pivot Power를 발명한 제이크 지안은 2013년 12월까지 약 54만달러의 수입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렇듯 발명에 대한 개인 사용자들의 니즈를 크라우드소싱과 내부 전문가, 외부 파트너들을 활용해 해결해주며 큰 주목을 받고 있는 쿼키는 2013년 포브스가 선정한 미국의 유망기업 59위에 이름을 올렸고 투자 업계로부터 현재까지 약 1억7500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다만 퀴키는 큰 폭의 매출 증가세(<그림 2> 참조)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는 적자를 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자체적으로 수익성을 개선시키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로 남아있다.


개인 주도 혁신에 기업도 주목


이렇게 개인이 이끄는 혁신이 늘어나면서 기업들도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GE(General Electric)는 2013년 4월 쿼키와 파트너십을 맺고 자사의 특허 일부를 쿼키 회원들에게 공개해 자유롭게 발명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기업들 간의 특허 전쟁 속에서 매우 파격적인 결정으로 많은 이들이 GE의 결정을 의아해 했다. 또한 토마스 에디슨에 뿌리를 두고 있는 100년이 넘은 글로벌 기업과 이제 설립한지 갓 4년된 신생기업 쿼키의 파트너십은 매우 예상 밖 이었다. 그러나 두 회사 모두 ‘발명’을 추구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었고 보유 특허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 필요했던 GE, 일부 특허에 발이 묶여 있던 쿼키의 이해 관계는 잘 맞아 떨어졌다. 파트너십의 세부 계약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제품 판매에 대한 수익 공유는 동일하게 이루어진다. 이에 더해 2013년 11월에는 두 회사가 합작으로 인터넷 연결이 가능한 가정용 제품 30개를 향후 5년간 공동 개발한다고 발표했으며 이미 4개 제품이 출시되었다.


개인 혁신 활동이 모든 혁신 활동을 대체 할 수는 없다. 여전히 대규모 연구 개발이나 투자 결정이 요구되는 혁신 활동들은 기업의 몫으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은 개인 사용자들이 주도하는 혁신을 통해 생각하지 못했던 신제품에 대한 아이디어나 새로운 사업기회를 발굴할 수도 있을 것이다. 따라서 기업들은 기업 밖의 영역에서 일어나는 개인에 의해 주도되는 혁신에 주목하고, 그 가능성을 알아보는 안목이 필요하다. 혁신을 추구하는 개인들, 이러한 아이디어를 담아내는 플랫폼, 이를 활용하는 기업들이 서로 윈윈하는 모델을 만들어 냄으로써 서로간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면 전에 없던 혁신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오늘날 우리는 혁신의 주체가 소수의 기업에서 다수의 대중으로 확산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 디지털 기술의 발달과 다양한 플랫폼의 등장으로 인해 개개인들이 가지고 있었던 혁신 아이디어가 상품으로 실현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고 이러한 환경은 앞으로 더욱 개인의 혁신 역량을 강화해 나가는 방향으로 변할 것이다. 이러한 개인에 의한 혁신들이 기업에 의한 다양한 혁신 활동과 더불어 우리의 삶의 모습을 변화시켜 나갈 것으로 보인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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