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강세 기업 수익성 위협한다 원화강세 기업 수익성 위협한다

신민영 | 2003-02-19 |

외환위기 이후 원화절상에 따른 기업수익악화 폭이 이전에 비해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환율 10% 하락시 우리나라 제조업 평균 매출액 경상이익률은 1.7%p 하락하며 수출 물량 변화를 고려할 때 이익률 하락폭은 더욱 크다.

지난해 10월 이후 강세를 보여 온 원화환율은 특히 지난 연초 이후 가파른 강세를 보여 왔다. 미국경제의 회복이 부진한 가운데 이라크 전쟁과 북한 핵문제 등으로 야기된 달러화 약세에 힘입어 원화는 지난해 말의 달러당 1,200원 대에서 2월 초에는 1,170원 수준으로 하락했다. 최근 무디스사의 우리나라 국가신용등급 하향조정 전망으로 인해 원화환율이 다소 약세로 돌아서기는 했지만 연평균 환율 기준으로 지난해의 1,252원에서 올해는 1,178원으로 하락, 6.2%의 하락률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환율의 급변이 우리 기업들의 수익에 영향을 미침은 물론이다. 원화환율의 하락이 국내기업의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은 업종별로, 그리고 개별 기업의 형편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것이다. 이하에서는 제조업 업종별로 원화환율의 하락이 기업수익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살펴보기로 한다.


환율 10% 하락시 매출액 경상이익률 1.7%p 하락

원화환율이 하락할 경우 수출물량이 일정하고 외화표시 수출가격이 일정할 경우 환율 하락폭만큼 원화로 표시한 수출매출이 줄어들게 된다. 반면에 수입원자재 비용이 감소하고 외화부채에 대한 지급이자가 감소하는 긍정적인 효과도 있다. 또한 외화부채의 원화환산 금액이 감소하여 외화차입금 환산이익이 발생하기도 한다. 외화차입금 환산이익은 직접 기업의 현금흐름에 영향을 미쳐 영업이익을 개선시키는 것은 아니지만 장부상의 경상이익을 증가시키는 효과를 나타낸다. 이처럼 원화환율의 하락은 긍정적 효과와 부정적 효과를 동시에 발생시키므로 기업산업별 효과는 두 효과의 상대적인 크기에 의존하게 된다.

수출가격과 수출물량의 변화가 없다는 가정 하에서 12월 결산법인 397개 기업을 대상으로 원화의 절상이 수출채산성이나 수입비용감소 등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분석했다(분석방법에 대해서는 주간경제 679호 ‘환율급락 기업수익성 얼마나 악화시키나’ 참조). 그 결과 2001년 기준으로 원화환율 10% 하락시 우리 기업들의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2.1%p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율하락으로 인한 수입비용 감소라든가 외화차입금 이자감소 등의 긍정적인 효과보다는 원화표시 수출액 감소효과가 더 크기 때문이다. 한편 외화차입금 환산이익까지 고려, 전체 기업성과라고 할 수 있는 매출액 경상이익률 효과를 계산하면 원화환율 10% 하락 시 매출액 경상이익률은 1.7%p 하락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한편 원화환율 하락에 따른 파급효과는 경공업보다는 중공업 분야의 이익률 악화 정도가 약간 큰 것으로 나타난다. 경공업 분야의 경우 원화환율 10% 하락시 매출액 영업이익율이 2.0%p 하락하여 전체 평균과 비슷하나 매출액 경상이익률은 1.2%p 하락하는 것으로 계산된다. 경공업 분야의 경우 수입원재료의 투입비중이 낮지만 수출비중이 중공업 분야에 비해 낮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그렇지만 일반적으로 경공업 부문 기업들의 수익성이 중화학 분야에 비해 낮다는 점을 감안하면 원화환율 하락의 수익악화 체감 정도는 경공업 부문에서 더 높게 나타날 수도 있다.


전자부품 등 수출기업 타격 커

업종별로 보면, 전통적인 수출산업인 섬유와 전자부품, 그리고 조선업 등에서 원화환율 하락에 따른 수익악화 정도가 크게 나타난다. 특히 섬유와 전자부품산업의 경우 환율 10% 하락시 매출액 경상이익률 악화 정도가 4%p가 넘어 환율하락에 의한 타격이 가장 심한 것으로 분석된다. 조립금속과 자동차 등의 경우 수입 중간재 투입비중이 낮은 점이 수익악화의 원인이 되고 있다. 이 가운데 섬유와 전자부품, 조선, 정밀 등의 분야는 매출액 경상이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어 환율하락의 고통이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정밀기계와 화학, 컴퓨터, 기타전기기계 등의 산업이 매출액 경상이익률 하락폭이 1%를 초과, 상대적으로 환율하락의 피해가 큰 업종으로 분류된다.

반면, 수출비중이 낮은 비금속, 기타기계, 1차금속 등의 경우에는 환율하락의 피해가 비교적 작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종이제품과 음식료의 경우 환율하락에 따라 오히려 매출액 경상이익률이 상승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물론 이들 산업의 수출비중이 매우 낮아 환율하락에 따른 수출매출 감소보다는 수입원재료비 감소효과 및 외화환산이익 효과가 더 크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석유업종의 경우 수입원재료비 감소효과가 매우 큰 데 반해 수출비중은 높지 않아 10%의 원화하락시 매출액 경상이익률이 3.3%p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업종별 감내가능 환율 차이 커

한편, 매출액 대비 이익률 하락효과와 실제이익률을 이용해 업종별로 감내가능환율을 계산할 수 있다. 즉 원화강세가 얼마나 하락할 때까지 기업들의 영업이익 혹은 경상이익이 플러스를 유지할 수 있겠는가 하는 것이다. 이것은 <표 1>에서 매출액 대비 이익률 변화율과 실제 이익률간의 비교를 통해서 도출할 수 있다. 즉, 어떤 업종의 이익률이 원화환율 10% 하락시 3%p 하락하고 그 업종의 실제 이익률이 6%라고 한다면 이 업종은 10%의 두배인 20%의 원화강세까지 감내할 수 있다는 논리이다. 이러한 방법으로 감내환율을 계산한 결과 매출액 영업이익률을 기준으로 보면 화학과 컴퓨터, 기타기계, 비금속, 종이 등이 감내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반면 전자부품사업의 경우 실제 영업이익률이 낮아 감내도가 매우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매출액 경상이익률 기준으로 보면 문제가 매우 심각하다. 그것은 섬유와 전자부품, 조선, 정밀, 가구 등의 여러 업종에서 평균 경상이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업종의 경우 현재의 마이너스 이익률에 원화강세로 인한 경상이익률 감소가 더해지게 된다. 특히 이익률 하락 효과가 큰 섬유나 전자제품, 조선 등의 실제 경상이익률이 비교적 큰 폭의 마이너스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에서 원화강세효과가 우려되는 바 크다. 경상이익률이 비교적 높아 원화하락률 20% 이상을 감내할 수 있는 업종은 화학업종과 컴퓨터, 1차금속, 비금속 등으로 분석된다.


외환위기 이후 수익 악화 정도 확대

환율하락에 따른 기업수익 악화와 관련해 또 하나 주목되는 현상은 이러한 부정적인 효과가 외환위기 이후 더욱 커졌다는 점이다. 1997년의 경우 환율 10% 하락에 따라 제조업 전체의 영업이익률은 1.2%p 하락에 그쳤으나 이 수치가 외환위기 이후인 1999년과 2001년에는 각각 2.1%p로 확대되었다. 매출액 경상이익률 악화정도 역시 1997년 0.2%p에서 1999년에는 1.6%p로, 그리고 2001년에는 1.7%p로 증가했다. 이러한 배경에는 우리나라 제조업의 수출비중이 지난 수년간 크게 증가한 반면 외화표시채무는 큰 폭으로 감소했다는 점이 자리잡고 있다. 분석 대상 397개 제조기업 전체 수출의 매출액 대비 비율이 1997년 20.4%에서 2001년에는 30.6%로 크게 상승했으며 매출액 합계가 1997년 197조원에서 2001년 276조원으로 증가했으나 외화표시채무는 같은 기간 오히려 33조 5천억원에서 16조 1천억원으로 감소했다. 외화표시채무의 매출액 비율이 1997년 17.0%에서 2001년 5.8%로 대폭 감소한 것은 외환위기 이후 우리 기업들의 재무건전성 개선 노력의 결과로 해석된다.


수출 물량 변화 고려시 이익률 하락폭 크게 확대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지금까지의 분석은 수출품의 외화표시 가격이나 수출물량이 변함없다는 가정 하에 이루어졌다. 이론적으로 볼 때 원화환율이 하락할 때 외화표시 가격변화가 없다면 수출재 단위당 원화가격이 하락하게 되므로 기업들은 이를 외화표시가격의 인상을 통해 보전하려는 유인(가격 전가: Pass-through)이 있다. 그러나 몇몇 실증분석 결과에 의해서도 뒷받침되듯이 최근 글로벌 디플레이션이 우려될 정도로 주종 수출상품의 국제가격 하락추세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우리 수출기업들이 가격을 인상할 수 있는 여지는 상당히 작은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외화표시 가격 불변 가정은 비교적 현실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그렇지만 환율이 하락할 경우 수출채산성이 악화되어 실제로 수출물량은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환율과 세계교역량 등을 고려해 간단한 수출함수를 도출하고, 수출물량의 환율탄력성을 고려해 10%의 환율하락이 기업의 이익률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본 결과는 수출물량 불변을 가정한 결과에 비해 매우 크게 나타난다. 몇몇 업종을 대상으로 살펴보면 업종에 따라 매출액 대비 이익률 하락폭은 물량변화를 고려하지 않았을 때에 비해 작게는 2.5배에서 크게는 10여배까지 증가하게 된다. 특히 섬유와 전자부품업종의 경우 원화환율의 10% 하락시 경상이익률이 각각 14.6%p와 10.6%p 하락할 것으로 나타나는데 이는 물론 이들 산업의 수출비중이 매우 높은 데다 수출물량의 환율탄력성 역시 1.5와 0.8로서 낮지 않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음식료업종의 경우 수출물량 변화를 고려한 경우에도 환율하락시 이익률이 상승할 것으로 분석되는데 이는 역시 매우 낮은 수출비중과 0.5라는 낮은 수출의 환율탄력성 등에 기인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내수 전환에 따라 수익성 변화

그렇지만 이러한 결과의 해석에는 상당한 주의가 필요하다. 그것은 환율 하락으로 인한 수출가격 하락에 직면한 기업들이 수출 대신에 내수전환을 고려할 것이기 때문이다. 환율로 인한 수출감소물량 전체가 내수로 돌려질 경우 이익률 하락 효과는 앞서 본 <표 1>의 경우와 같게 될 것이며 내수전환이 하나도 되지 않을 경우의 효과가 <표 2>와 같이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환율 하락에 의한 업종별 수익률 악화는 수출물량의 내수전환 정도에 따라 <표 1>과 <표 2> 결과의 중간에 위치하게 될 것이다(<그림 1> 참조). 한편 분석은 수출입 결제가 모두 달러화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전제 하에 이루어졌다. 그러나 실제로 우리 기업들은 엔화라든가 유로화 등 비달러화 결제비중도 늘려나가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원화환율은 엔화와 유사하게 움직이고 있으며 유로화는 오히려 원화에 비해서도 강세를 띠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한 이익률 악화 정도는 <그림 2>에 표시되어 있다.


올해 경상이익 하락 효과 1.3% 전망

향후 환율의 움직임에 따라 이에 따른 기업수익의 악화 정도가 달라질 것이다. 2001년의 연평균 환율이 달러당 1,290원이었으며 2003년 2월 중순 현재 연평균 환율은 1,180원으로 2001년에 비해 8.5% 하락률을 보였다. 따라서 기업들의 생산성 개선 등 다른 변화가 없다는 전제 하에 2003년 현재 우리 기업들은 2001년과 비교해 환율 요인으로 인해 평균적으로 최저 1.4%p (수출물량변화 불고려시)에서 최고 6.1%p(수출물량변화 고려시)의 경상이익률 악화압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물론 이는 기타통화 수출을 감안하지 않았을 때의 결과이므로 실제보다 부풀려진 수치이다. 한편 당연구원의 올해 연평균 원화환율 전망치인 1195원을 기준으로 할 경우 1.3%p~4.8%p의 경상이익률 하락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단기적인 환율 변동에 대해 기업들은 대내외적 환리스크 관리기법을 통해 대응해 나가야 할 것이다. 한편 외화부채가 적정규모 수준인지의 문제 역시 매우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외화부채를 보유하고 있는 것은 재무적인 차원에서 원화환율 하락에 대비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원화환율의 하락이 기업수익에 미치는 효과를 감안해 어느 수준의 부채를 가지고 있어야 하는지에 대한 신중한 검토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 때 환율변동에 대한 전망이라든가 환율변동에 따른 가격전가율, 자사 제품의 환율에 대한 수출탄력성 등에 대한 사전정보가 필요할 것임은 물론이다. 아울러 수출선 및 외자조달선 다변화를 통해 환율충격에 대한 내성을 길러야 할 것이고 생산성 향상 노력을 기울이는 동시에 환율하락에 따른 가격인상 여력을 높이기 위해 품질 및 비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것은 기업의 장기적인 과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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