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의 거래패턴과 주가반응 외국인 투자자의 거래패턴과 주가반응

오영균 | 2002-12-11 |

외국인에 의해 주가가 좌지우지되는 현상이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의 거래패턴과 이에 따른 국내 주식시장의 반응을 알아본다.

국내외 경기회복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함에도 불구하고 종합주가지수는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10월초 한때 580포인트대까지 떨어졌던 종합주가지수는 12월초 현재 730포인트대까지 상승하여 불과 50여일만에 20%이상 상승하였다. 특히 11월 이후 외국인이 순매도에서 순매수 기조로 돌아섰으며, 이후 대규모 순매수를 지속하고 있다는 점이 주가상승을 견인하여 향후 전망에 대한 낙관론을 확산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실제로 외국인이 주식을 순매수하면 주가가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 조사해 보면 이러한 기대가 얼마나 신빙성 있는지 판단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된다.


외국인이 사는 날 주가는 올랐다

최근 3년간 국내주가는 외국인이 사면 덩달아 오르는 현상을 나타냈다. 실제로 2000년 상반기부터 2002년 하반기까지 반기별로 일별 투자자별 순매수와 종합주가지수의 변화율간의 상관관계를 추정해 본 결과 외국인의 순매수와 주가변화율 간의 상관관계는 0.39 ~0.54 사이로 외국인이 주식을 사면 주가는 대체로 전일보다 상승했고, 외국인이 주식을 팔면 주가가 전일보다 하락하는 현상이 존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개인의 순매수와 주가변화율간의 상관관계는 -0.25~

-0.63 사이로 나타나 개인이 주식을 팔면 주가는 오르고, 사면 주가가 떨어지는 현상이 발견되었다. 한편 기관의 순매수와 주가변화율간의 상관관계는 2001년 하반기까지는 특별히 유의적인 상관관계를 나타내지 못하다가 2002년 상반기에는 양의 상관관계를, 2002년 하반기에는 음의 상관관계를 나타내 특정한 패턴이 발견되지 않았다. 즉 당일의 주가 등락은 외국인에 의해 좌우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주가변동 사이클별 투자자별 순매수와 주가변화율간의 동조화 경향

한편, 주가변동 사이클별로 투자자별 순매수에 따른 주가반응은 다소 차이를 나타냈다. 먼저 주가변동 사이클을 주가 상승기, 하락 전환기, 하락기, 상승 전환기로 구분한 뒤,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수와 주가변화율간의 상관관계를 추정해 본 결과 주가가 본격적인 상승세를 나타내거나 본격적인 하락세를 나타낼 때 외국인의 순매수세가 늘어나면 주가가 오르는 현상이 평소보다 강화되어 나타났다. 반대로 개인은 주가가 본격적인 상승세를 나타내거나 하락전환기를 맞이할 때 마이너스 상관관계가 더욱 심화되어 이 기간에 개인이 주식을 매도하면 주가가 상승하는 현상이 보다 강화되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현상은 주가의 대세 하락기를 앞두고 개인들이 주식시장에서 빠져 나오는데 갈등을 겪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기관의 경우 하락 전환기에 가장 높은 양의 상관관계를 나타냈는데 이는 이 기간에 기관의 순매수 증감에 따라 주가 등락이 대체로 일치하는 현상이 강화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당일 주가 영향력은 외국인이 최고

그러나 외국인의 순매수와 주가가 동조화 경향을 나타냈다는 것만으로는 외국인 투자자의 영향력을 가늠하는 데 한계가 있다. 왜냐하면 외국인의 거래패턴에 따라 주가가 얼마나 큰 폭으로 변화했는지 파악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주가변동 사이클별로 투자주체의 거래패턴에 따른 평균적인 주가상승률을 조사해 보았다. 결과는 <표3>에 나타나 있는데 기본적으로 외국인이 매수할 때 주가가 오르고, 개인이 매수하면 주가가 하락하는 현상은 여기서도 잘 확인되고 있다. 먼저 외국인의 경우를 살펴보면 주가 상승기에 외국인이 주식을 순매수하면 주가는 전일에 비해 0.43%만큼 올라 다른 기간에 비해 주가 상승폭이 컸으며, 주가 하락기에 외국인이 순매도하면 주가는 0.59%나 떨어져 주가 낙폭이 확대되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반대로 개인은 주가 하락기에 주식을 순매수하면 주가는 전일보다 0.49%나 떨어졌고, 주가 상승기에 주식을 순매도하면 주가는 0.48%나 올랐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기관은 주가 상승기에 주식을 순매수하면 주가는 전일보다 0.4% 올랐고, 주가 하락기때 순매도하면 주가는 0.27% 떨어져 동일 기간 위와 같은 거래 패턴에 대한 주가 반응은 외국인과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주가 변화율이 외국인의 거래에 비해 떨어져 주가 영향력은 상대적으로 작았던 것으로 판단된다.


외국인 거래규모와 주가 변동성은 비례관계

주가 변동성과 관련하여 흥미로운 사실은 외국인의 거래규모와 주가 변동성이 비례 관계를 나타내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5일간 주가의 표준편차를 당일의 변동성으로 간주한 후 변동성 변화에 따른 투자주체별 일평균 순매수와 일평균 거래규모를 조사해 본 결과, 외국인의 순매수와 거래규모 모두 주가 변동성이 낮은 구간보다 높은 구간에서 규모가 더 크게 나타났다. 이는 외국인 투자자의 입장에선 국내 주식시장이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지게 하는 이유가 될 수 있다. 왜냐하면 기본적으로 외국인이 매수하면 주가가 상승하고 매도하면 주가가 하락하는 상황에서 변동성 확대는 외국인의 수익 기회를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한편 개인과 기관은 주가 변동성이 높을 때 순매도를 늘려 외국인의 국내주식 보유비중을 늘리는데 기여했으며 특히 변동성이 전일보다 확대되는 경우에는 개인의 순매도가 늘어나고 변동성이 전일보다 축소되는 경우에는 기관의 순매도가 늘어나 외국인의 국내주식 보유비중을 늘리는 데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거래규모 측면에서 보면 개인은 변동성이 높을 때 거래규모가 늘어나고, 기관은 변동성이 낮을 때 거래규모가 늘어나는 현상이 발견되었다.


상승전환기를 잘 맞추는 외국인

거래패턴에 따른 주가반응과 관련하여 흥미로운 사실은 외국인은 국내 주가의 상승전환기를 대체로 잘 맞추는 경향을 보여왔다는 점이다. <표5>에서 주가변동 사이클별로 투자자의 일평균 순매수 규모를 살펴보면 주가가 하락기에서 상승전환기로 옮겨갈 때 오직 외국인 투자자만이 순매도 기조를 멈추고 순매수 패턴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반면에 개인 투자자들은 오히려 상승전환기에 순매수 규모를 줄이고, 기관은 보유주식을 더 매도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즉 주가 상승기를 앞두고 기관투자자들은 오히려 순매도를 늘려 주가상승에 따른 이익을 향유하지 못했던 것으로 판단된다. 이와 더불어 또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외국인은 오히려 주가 하락기를 맞추는 데는 소질이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외국인은 주가 상승기에는 410억원을 순매수하고 하락전환기에는 485억원을 순매수하여 매수 폭을 더욱 확대시켰는데 이는 오히려 주가가 하락기를 맞이하면서 손실 폭을 늘리는 요인으로 작용하였을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개인과 기관은 주가 하락기를 먼저 예견하고 하락 전환기때 순매도 규모를 크게 늘리는 영리한 모습을 보여왔다.


미국주가에 따라 팔고 사고

한편 외국인 거래패턴에 나타난 특징적인 사실은 2000년도 상반기는 비록 성향이 약화되었지만 미국주가가 오를 때 순매수 규모를 늘리고, 미국주가가 하락할 때 순매수 규모를 줄여왔다는 점이다. <표6>에서 투자자별 순매수와 미국의 전일 주가 변화율간의 상관관계를 추정해 본 결과 외국인은 미국주가가 상승할 때 국내 주식을 사들였으며, 반대로 개인과 기관은 주식을 매도하는 경향을 나타냈다. 특히 상반기보다는 하반기에 외국인의 순매수와 미국주가 변화율간의 상관관계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고, 미국주가가 상승할 때 기관보다는 개인이 순매도 경향을 더욱 뚜렷하게 나타내 외국인의 순매수에 기여한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외국인의 순매수와 국내주가변화율이 일관되게 양의 상관관계를 나타냈고, 또 외국인의 순매수는 미국주가변화율과 일관되게 양의 상관관계를 유지했다는 사실을 종합해 보면 미국주가와 국내주가간 동조화 현상에는 외국인 투자자가 중요한 매개 역할을 하였던 것으로 해석된다.


개인들의 외국인 투자자 따라하기

외국인 투자자의 주가 영향력이 막강하다면 개인과 기관도 외국인 투자자의 거래패턴에 영향을 받아 거래패턴을 조정하지 않았을까? <표7>은 외국인의 순매수와 주가 변화율, 개인 순매수, 기관 순매수 간의 시차상관관계를 추정한 결과이다. 먼저 외국인 순매수와 개인 순매수간의 시차상관관계를 살펴보면 비록 특정 일에 외국인과 개인이 서로 반대되는 거래패턴을 취하더라도 2~3일 뒤부터 개인은 기존의 거래패턴을 포기하는 경향을 보여주었다. 또 기관은 10일째 되는 날까지 그렇게 뚜렷하지는 않지만 기존의 거래패턴을 고수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문제는 개인이 외국인의 거래패턴과 유사하게 자신의 거래패턴을 조정했다고 하더라도 외국인의 순매수 결과에 따른 주가상승의 이익을 함께 향유할 수 없었다는 데 있다. 실제로 외국인 순매수와 주가변화율간의 시차상관관계를 살펴보면 외국인이 특정일 순매수 패턴을 취했을 경우 그 다음 날까지는 주가의 상승세가 이어졌지만 이틀째 부터는 주가의 방향이 일정하지 않아 개인들의 추종 매수는 높은 투자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2000년도의 실패경험

외국인의 주가 영향력은 당일 주가를 좌우할 만큼 커다란 주가 영향력을 행사했지만,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언제나 제일 뛰어난 투자자였다고 장담하기는 어렵다. 실례로 종합주가지수가 2000년 한해 동안 1,059포인트에서 506포인트로 50% 넘게 폭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은 동기간 11조 3,973억원이나 순매수했고, 특히 1~3월 주가가 800~1,000포인트대 사이에서 비교적 높게 형성되고 있는 동안에도 미리 주가하락을 예견하지 못한 채 5조 9,900억원 가량을 순매수하여 대규모 손실을 입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오히려 동기간 개인과 기관은 주식을 각각 3조 7,900억원, 2조 2000억원 가량을 순매도하여 결과적으로는 주가하락에 따른 손실을 보전한 경험이 있다.


최근 외국인 매수세에 대한 평가

과거의 투자자별 거래패턴과 주가반응을 토대로 최근 30일간의 주식시장 거래 추이를 비교해 보면 전형적인 주가 상승기 때와 유사한 모습이 관측되고 있다. 외국인의 순매수 규모가 보다 확대되고, 개인과 기관이 순매도 패턴을 보이고 있으며, 투자자별 순매수와 주가변화율간의 상관관계도 주가 상승기 때와 유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 투자자별 거래패턴에 따른 주가 변화율의 크기도 주가의 상승전환기 내지 상승기의 모습과 유사하다. 이러한 최근의 거래패턴은 이미 주가가 상승 전환기 내지는 상승기로 본격 진입했을 가능성을 시사해 준다.

그러나 실제로 펀더멘털 측면에서 볼 때는 주가가 장기적인 상승국면에 진입했다고는 낙관하기 어렵다. 미국의 대테러 전쟁이 어떠한 국면으로 치달을지 모르고 그 결과에 따라 세계경기와 국내수출, 내수가 상당한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상장자본금 대비 12월 결산법인의 상반기 경상이익으로 가늠한 국내 상장기업의 수익성은 2001년 상반기 0.13에서 2002년 상반기 0.21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으나 상장자본금 대비 시가총액 비율은 동기간 2.85수준에서 2.80수준으로 오히려 떨어져 2002년 6월말 740포인트대의 종합주가지수는 1년 전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평가 정도가 확대된 것으로 판단된다. 이는 최근의 개인과 기관의 순매도 기조가 계속될 경우 중장기적으로 볼 때 수익기회를 외국인에게 양보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음을 상기시키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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