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 분석을 통해 본 펀드매니저 장세관 스타일 분석을 통해 본 펀드매니저 장세관

이한득 | 2001-11-21 |

스타일분석을 통해 주식형 펀드의 자산편입 비중을 살펴 본 결과, 펀드매니저들은 향후 주식시장 장세에 대하여 낙관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당분간 주식형 펀드의 보수적 자산운용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11월 들어 주식시장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11월 14일 현재 종합주가지수가 600포인트를 넘어서 9월 11일 미국테러 사태 이전 수준 이상으로 회복하였다. 이와 같이 주식시장이 상승세를 보인 것은 외국인들의 적극적인 매수세 때문이다. 10월중 1.4조원을 순매수했던 외국인들은 11월 들어서도 13일까지 7,500억원이 넘는 순매수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국내 기관투자자들은 여전히 주식매수에 소극적인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 10월중 9,000억원 이상을 순매도했던 기관투자자들은 11월 들어 13일까지 누계로 4,000억원을 순매수했으나, 11월 2일 7,130억원 순매수한 날을 제외할 경우 전반적으로 주식매수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간접투자상품 운용을 통해 주식시장의 수급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투신사들은 11월 들어서도 순매도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주식형펀드 증가와 주식시장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투신사들이 주식매수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는 것은 향후 장세를 낙관적으로 보지 않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주식형펀드를 대상으로 한 스타일분석을 통해 투신사들이 바라보고 있는 향후 장세관을 판단해 보고 최근 투자전략에 변화가 있는지를 살펴본다.


스타일분석으로 투자행태 유추

주식형펀드를 대상으로 스타일분석을 실시하였다. 스타일 분석을 통해 주식형 펀드에 포함되어 있는 자산운용 구성비를 추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타일분석을 실시하면 공개된 투자수익률 정보만을 가지고 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펀드매니저의 투자행태나 투자전략과 같은 비공개적인 정보를 유추해 볼 수 있다(스타일분석에 대한 자세한 내용에 대해서는 LG경제연구원 연구보고서, 펀드 스타일 분석기법과 활용방안, 1999. 9 참조).

분석대상 펀드 투자자금의 90% 이상을 주식에 투자할 수 있는 주식형펀드(투자신탁협회의 분류상 고성장추구형3) 중에서 2001년 11월 9일 현재 설정액이 400억원 이상인 주식형 펀드를 선정하였다. 2000년 12월 31일 이전에 설정되어 운용기간이 10개월 이상인 59개 주식형 펀드가 최종 분석대상이다. 분석대상 펀드에는 LG투신운용, 현대투신운용, 한국투신운용, 대한투신운용, 삼성투신운용 등 주요 투신사들의 대표적인 대규모 펀드들이 포함되어 있다.


비관적 장세관 지속

주식형 펀드의 자산운용변화를 살펴보면 펀드매니저들의 향후 장세관을 점검하여 볼 수 있다. 주식시장의 미래에 대하여 낙관적으로 기대하여 주가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면 주식투자비중을 늘리고, 반대로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할 경우에는 주식투자비중을 줄일 것이다.

분석대상 주식형펀드의 주식편입비중을 살펴본 결과, 주식형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펀드매니저들은 향후 주식시장에 대하여 낙관적으로 보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분석대상 펀드의 올해 주식편입비중은 평균 72%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초 60%대에 불과했던 주식형펀드의 평균 주식편입비중이 종합주가지수가 600포인트를 넘어섰던 6월말 76%까지 상승했으나, 이후 주가가 하락하면서 주식편입비중이 줄기 시작하여 9.11 테러사건이 있었던 9월말에는 71.3%로 하락했다. 이후 주가가 크게 상승한 10월부터 주식형 펀드의 주식편입비중이 다시 상승하여 11월 9일 현재 76.7%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주가상승에 따른 편입비중의 증가를 고려할 경우 펀드매니저들의 자산운용은 올해 내내 보수적 자세를 견지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예를 들어 9월말 분석대상 59개 주식형펀드가 보유한 주식편입 규모는 1조 7,000억원이었는데, 10월중 주가가 12.1% 상승한 것을 고려하면 주식을 변동 없이 그대로 보유할 경우 10월말 주식보유 평가액은 1조 9,000억원에 이르게 된다. 그러나 분석대상 펀드의 10월말 실제 주식보유 규모는 1조 8,560억원으로 주가상승분을 고려한 규모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10월중 주식형펀드의 주식편입비중이 평균 3.4%p 증가했지만 주가상승을 고려할 경우 오히려 주식을 매도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실제로 10월중 투신사들은 3,800억원을 순매도하였으며, 11월 들어서도 13일까지 2,000억원을 순매도하였다.

물론 주식편입비중의 감소가 주식매수를 늘렸음에도 불구하고 종목선정을 잘못하여 일부 종목의 주가가 크게 하락해 발생할 수도 있다. 그러나 주식형펀드 전체로 볼 때에 분산투자를 통하여 다양한 종목에 투자하고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주식편입비중의 증가가 주가상승에 기인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처럼 펀드매니저들이 주식형펀드에 주식편입비중을 적극적으로 늘리지 않고 있는 것은 펀드매니저의 장세관이 그다지 밝지 않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이는 업종대표주, 고가우량주 등에 대한 외국인들의 적극적인 주식매수로 인해 주가지수가 상승했으나, 경기둔화 지속에 따른 우려감으로 향후 주가상승 여력이 크지 못하다는 장세관을 기관투자가들이 갖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안전선호 경향 여전

펀드매니저들이 주식시장에 낙관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으면 위험이 높더라도 높은 수익이 기대되는 종목의 편입비중을 높일 것이다. 주가변동 위험이 작은 종목은 주가가 상승하더라도 주가상승폭이 작으나, 반대로 주가변동 위험이 높은 종목은 주식시장이 하락할 경우 주가하락의 위험이 높지만 주식시장이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보일 경우 주가가 시장 평균 이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스타일 분석 결과, 펀드매니저들의 주식시장에 대한 견해가 크게 바뀌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올해 8월까지 60% 내외를 기록하였던 분석대상 주식형펀드의 대형주에 대한 투자비중이 9.11 테러사태 직전부터 하락하기 시작하였으나 여전히 대형주에 대한 투자비중이 절반 이상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그리고 분석대상 주식형펀드의 중형주에 대한 투자비중은 올해 내내 커다란 변화 없이 10% 내외를 유지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소형주에 대한 투자비중에는 큰 변화가 있었다. 7월중 크게 하락했던 소형주에 대한 투자비중이 9월 들어 크게 증가하였다가 최근에 다시 하락하였다. 그러나 최근 코스닥시장에 대한 투자비중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보아 소형주에 대한 투자비중이 하락한 것은 펀드매니저들의 소형주에 대한 선호도가 바뀌어 소형주를 처분하고 코스닥시장에 대한 투자비중을 늘렸기 때문으로 보인다. 따라서 위험도가 높은 소형주나 코스닥시장 주식에 대한 투자에 대해서는 여전히 보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러한 자산편입비중의 변화를 살펴볼 때에 최근에 펀드매니저들의 투자위험에 대한 태도에 커다란 변화가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최근과 같이 안전도가 높은 우량대형주, 업종대표주를 선호하는 펀드매니저의 투자전략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제조업과 금융업에 대한 투자비중 높아져

스타일 분석을 통해 분석대상 펀드의 업종별 투자비중을 추정해 본 결과, 주식형 펀드들은 7월중 크게 줄였던 제조업과 금융업에 대한 투자비중을 최근에 다시 크게 늘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7월말 10%대까지 하락했던 제조업에 대한 투자비중이 최근에 40% 수준으로 높아졌고, 10월 하순경 10% 이하로 하락했던 금융업에 대한 투자비중이 11월 들어 20% 수준으로 높아진 것으로 분석되었다. 반면에 9월 중순경 20% 수준까지 상승했던 통신업에 대한 투자비중은 최근 10% 이하로 하락했고, 유통업에 대한 투자비중도 크게 감소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올해 중반까지 경기둔화가 계속되면서 펀드매니저들의 제조업에 대한 선호도가 떨어져 제조업 투자비중을 줄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러나 경기침체 속에서도 상대적으로 국내소비가 견조하게 유지되면서 내수업종 중 대표적인 금융업과 유통업에 대한 투자비중을 늘렸던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경기둔화가 계속 악화되고 소비마저 더욱 위축될 조짐을 보이자 최근에는 유통업에 대한 선호도가 크게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 금융주에 대한 투자비중이 증가한 것은 주가지수 구성비중이 큰 초우량주식에 편중되어 집중되던 외국인 매수세가 최근 금융업으로까지 확산되면서 금융주가 크게 상승하자 펀드매니저들이 금융주에 대한 투자비중을 늘리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보수적 자산운용 당분간 계속될 듯

최근 주가가 크게 상승하였으나 펀드매니저들이 주식투자비중을 늘리지 않고 있는 것은 펀드매니저들이 향후 주식시장 장세에 대해서 밝게 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스타일분석을 통해 펀드매니저들의 주식시장에 대한 장세관과 자산운용 변화를 살펴 본 결과, 9월 중순 이후 예상과 달리 주가상승이 계속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펀드매니저들의 장세관이 크게 바뀌지는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당분간 주식형펀드의 보수적인 자산운용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규모별, 업종별 투자비중에도 최근 외국인의 매수세로 인해 주가가 상승한 금융주에 대한 편입비중을 늘리고 유통업에 대한 투자비중을 줄였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커다란 변화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최근과 같은 펀드매니저들의 투자행태가 지속될 것으로 보여 경기가 상승하여 주가상승이 가시화되기 전에는 투신사들이 주식투자비중을 크게 늘리는 것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펀드 스타일분석 결과를 통해 기관투자자들의 매매행태를 관찰해 보면 기관투자자들의 장세판단과 투자전략에 다소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올해 외국인들은 주가가 낮을 때에 매수하고 주가가 높을 때에 매도하는 패턴을 보였다. 그러나 기관투자자들은 주가가 상승하기 시작하면 고점에 이르기도 전에 주식을 매각하는 패턴을 보였다. 일례로 올해 하반기 들어 종합주가지수 550포인트 정도를 유지했던 7~8월중 순매수를 크게 늘렸으나, 주가하락이 계속되어 9월중 종합주가지수가 500포인트까지 하락했다. 그러나 10월중 외국인들의 매수증가로 주식시장이 회복하여 종합주가지수가 520포인트에 이르자 9,000억원 이상을 순매도하였다. 이는 기관투자자들의 분석력과 정보력, 장세예측능력 등이 외국인에 크게 뒤지고 있기 때문에 기관투자자들의 영향력이 외국인 투자자보다 작게 나타나고 있는 현상으로 해석해 볼 수 있다.

외국인들의 매수증가는 주가상승에 긍정적 요인이지만 대외적인 충격 발생에 대한 노출위험이 증가한다는 측면은 우리가 경계하여야 한다. 국내 기관투자자들의 자산운용능력이 향상되면 주식시장의 건전하고 튼튼한 국내 수요기반이 확충되면서 대외적인 충격에 대한 주식시장의 저항력이 강화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 국내 기관투자자들은 주식시장에 대한 분석능력 강화를 통해 자산운용능력을 제고하여 시중자금을 주식으로 끌어 모으는 기능강화에 노력하여야 할 것이다. 시중에 아무리 자금이 많아도 한국기업의 실적향상과 한국경제의 경기회복 이전에는 본격적인 장세반전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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