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 사원이 기업의 인재로 정착하려면 경력 사원이 기업의 인재로 정착하려면

최나은 | 2011-05-17 |

기업들의 경력 사원 채용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경력 사원들의 부적응과 재이직 이슈도 대두되고 있다. 경력 사원 채용을 통해 기업이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채용뿐 아니라 적응 및 육성을 위한 지원과 노력도 전략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최근 우리 기업들의 경력 사원 채용이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 고용연구원에 따르면, 2010년 주요 도시 100인 이상 기업의 전체 채용 인원에서 경력 사원 채용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42%에 이른다. 이처럼 경력 사원 채용이 증가하게 된 원인은 준비된 인재(Ready-made)의 영입을 통해 단기간 내에 빠른 성과 창출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다양한 경력을 지닌 인재를 확보하여 급속한 경영 환경 변화에 대응하여 새로운 기회 창출도 기대한다.


경력 사원 채용이 증가하면서 경력 사원들이 새로운 조직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일례로 한 취업 포탈이 실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이직 경험이 있는 직장인 중에 이직 후 설움이나 실망감 때문에 3개월 내에 퇴직한 적이 있다고 답한 비율이 39.4% 나 되었다. 재이직 원인으로는 연봉 수준에 대한 불만족(31%)이 단일 답변으로는 가장 높았지만 조직분위기 침체(19.3%), 동료들의 불친절과 무관심(11%), 왕따 당하는 기분이 들 때(10.5%), 회사 오리엔테이션 부재(8.7%), 기타(7.8%), 업무 인수인계 지연(7.6%) 등 비금전적인 요인이 70% 가까이 되었다.


한편, 기존 구성원들은 조직 부적응의 원인이 경력 사원들에게 있다고 말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새로 들어온 경력 사원들이 조직 철학이나 문화에 대한 이해가 낮은 상태에서 외부 기업의 사례를 도입하려고 하거나 기존 구성원들의 업무 방식을 폄하하면서 빨리 적응하고 동화하려는 노력은 보이지 않는 경우, 동료로서 정이 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경력 사원들의 조기 정착은 생각보다 그리 쉬운 문제는 아닌 듯싶다. 경력 사원들의 적응을 위한 조직 차원의 Caring이 필요한 동시에, 새로운 조직에 적응하기 위한 경력 사원들의 태도 및 노력도 중요하다. 경력 사원들이 조직에 성공적으로 안착한다면 기업의 성과 창출과 조직 문화 차원에서 큰 이득이 될 수 있지만, 잘 적응하지 못할 경우 비용적 손실은 물론 조직 분위기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다. 경력 사원의 채용이 점점 늘어나는 시점에서 경력 사원들의 성공적 조기 정착을 위한 방안을 살펴본다.

 

조직이 해야 할 일

 

흔히들 경력 사원에 대해 ‘경력이 있으니 혼자서 적응하고 빨리 성과를 창출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신입사원들에 비해 경력 사원을 위한 각종 Caring 프로그램은 별로 없고 주위 동료들의 관심과 배려도 약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경력 사원들의 조기 정착을 위해서는 신입 사원들 못지 않은 조직 및 리더의 관심과 Caring이 필수적이다. 그 이유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경력 사원은 새로운 기업 내에서 인적 네트워크나 조직에 대한 정보가 취약하기 때문에 혼자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 어렵다. 일반적으로 구성원들이 조직 내에서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3가지 지적 자산이 잘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즉, 개인적으로 역량을 갖추고 있어야 하고(Human Capital), 조직 내 다양한 관계를 통해 협업할 수 있어야 하며(Social Capital), 동시에 조직 내 다양한 자원(Organizational Capital)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아무리 천재적인 역량을 갖추었다 하더라도 함께 일하고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없다면 조직 내에서 성과를 창출하기 어렵다. 그런데 경력 사원들은 초기에 인적 네트워크가 없고 조직 시스템에 대한 이해도 매우 낮은 상태라고 볼 수 있다. 이런 환경 속에서 개인이 아무리 열심히 노력한다 하더라도 조직이 기대하는 성과를 창출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경력 사원이 빨리 조직에 적응하고 기대했던 성과를 발휘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리더나 조직이 신규 채용된 경력 사원들에게 함께 일할 수 있는 사람과 조직 자원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줄 필요가 있다.


조직차원의 Caring이 중요한 또 다른 이유는 경력 사원들이 기업의 철학과 조직 문화에 맞는 인재로 적응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경력 사원의 성공적 적응이 갖는 의미는 단지 그 사람이 갖고 있는 지식을 잘 활용하게 되었다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사람이 ‘우리 회사 사람’이 되었다는데 더 큰 의미가 있다. 즉, 경력 사원이 회사의 비전과 미션에 공감하고 기업의 철학이나 문화에 동화된 상태에서 그들이 지닌 전문 지식과 경험을 활용할 때 비로소 회사에서 원하는 성과를 창출할 수 있다. 많은 기업들이 경력 사원들을 대상으로 회사의 비전, 가치, 문화, 철학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한 교육을 실시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경력 사원의 조직 적응 실패는 채용 시장 내에서 기업 평판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뿐만 아니라, 인재의 다양성 확보를 어렵게 할 것이다. 기업이 경력 사원의 조직 적응에 대한 관심이 없다면 경력 사원들의 조직 적응이 실패할 확률이 높고, 채용 시장 내에서 해당 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형성하게 될 수 있다. 이렇게 될 경우, 장기적으로 역량 있는 경력 사원 채용을 하기 어렵게 되고 정작 필요한 인재를 제때 확보하지 못하는 문제에 봉착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외부 인재에 대해 배타적인 문화가 강한 기업은 다양성과 창의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게 될 가능성이 높다.

 

경력 사원 Caring 방안


경력 사원들이 조직에 성공적으로 적응하기 위해서는 조직이나 리더 차원에서 관심을 기울이고 이들에 대한 Caring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 많은 기업들이 경력 사원 교육을 운영하고 있지만, 수시 입사 형태로 채용되는 경력 사원들이 며칠간 교육을 받는 것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집합 교육 외에 조직에서 생각해볼 수 있는 경력 사원 Caring 방안을 살펴보자.

 

● 다양한 관계 구축 조력


경력 사원이 제대로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함께 일할 든든한 동료, 도움을 주고 받을 수 있는 상사나 주위 관계자들이 있어야 한다. 특히 직급이 높아질수록 조직 내 관계 역량은 성과에 매우 밀접한 관계를 갖는다. 실제로 직급이 높은 경력 사원이 특히 겪는 어려움 중 하나는 함께 일할 인재를 확보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동료들은 경계하고 부하들은 기존의 상사들 눈치를 보느라 함께 일하길 꺼려하기 때문이다.따라서 경력 사원들이 빠른 시간 안에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예를 들어 경력 사원의 상사가 의도적으로 기존 구성원과 함께 짝을 이루어 일을 할 수 있도록 배정해 줄 수 있다. 이 때 배정하는 동료는 긍정적이고 적응이 빠른 사람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런 동료와의 협업을 통해 신속한 성과 창출이 가능하고, 좋은 업무스타일을 익히며 협력적인 관계를 구축해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방법은 기존 사원과 경력 사원들이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주는 것이다. 부서 또는 팀 단위 워크샵이나 멜트인(Melt-in) 미팅을 주최하고, 참가자들의 경력과 담당 업무를 공유하고 안면을 익히도록 할 필요가 있다. 또한 서로를 익히고 기억할 수 있는 간단한 팀 빌딩(Team Building)게임을 함께 함으로써, 기존 팀의 단결력을 높이고 경력 사원이 자연스럽게 구성원으로 스며들 수 있도록 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다. 이런 행사에서는 행사의 취지를 기존의 구성원들이 공유한 후, 경력 사원들이 환영받는 느낌을 주도록 하는 것이 좋다.


또한 비공식적인 네트워크 형성을 지원해주는 일도 중요하다. 업무 이외에도 개인적인 고민과 감정을 공유할 수 있는 관계 형성을 통해 심리적인 안정을 취하는 것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동료들과의 교류를 통해 얻는 안정감과 유대감은 익숙하지 않은 새로운 조직 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하는 강력한 기제이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방법의 하나는 경력 사원들끼리 ‘Newcomers Gathering’등의 정기적인 모임을 개최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같은 년도에 입사한 사람들을 모아서 하나의 기수(其數)로 지정하고, 정기적으로 모여 함께 어울리는 자리를 마련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자리를 통해 서로 같은 기수라는 동질감을 갖고 다양한 부서의 여러 직급의 사람들을 사귐으로써 공식·비공식적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다.

 

● 멘토링을 통한 조직 안착 지원


멘토링 제도는 주로 신입사원의 조기 적응을 돕기 위해 OJT제도와 함께 많이 활용되고 있다. 경력 사원에게도 이러한 멘토링 제도는 필요하다. 멘토가 경력 사원들의 업무 지도, 관계 형성 조력 및 고충 상담 등을 통해, 멘티가 조직에 안정적이고 신속하게 정착할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멘토링이 효과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신규 입사자를 조력해주고자 하는 구성원의 마인드와 문화를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때 중요한 것은 경력 사원의 조직적응을 돕는 것이 HR의 일만은 아니라는 점이다. 이 일의 주된 역할이 멘토에게 있음을 구성원들은 명심하고 멘토가 오너십(Ownership)을 가지고 멘토링에 임해야 한다. 또한 리더는 단기적인 성과를 기대하기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으로 멘티를 육성할 수 있도록 하고, 그들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때까지 기다려주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제도를 통해 지속적으로 경력 사원에 대한 관심과 신뢰를 보여줌으로써, 그들은 자신감을 갖고 일을 추진해 나아갈 수 있게 된다.


또한 멘토를 선정할 때에는 직급 차이가 많이 나지 않는 것이 좋다. 너무 높은 직급의 상사에게는 세세한 질문이나 신변의 고민 등을 쉽게 털어놓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멘티와 비슷한 경험을 갖고 있는 경력 사원 입사자를 멘토로 지정하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다. 그들이 경력 채용으로 입사한 이후에 겪는 어려움과 니즈를 가장 잘 이해하고 빠르게 적응하는 방법을 전수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멘토링 계획은 빠른 시일 내에 확정할수록 좋은데, 입사 3개월 이내에 계획적인 멘토링이 시작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 연구에 따르면, 외부 영입 임원의 조직 적응 과정을 3.5년간 관찰한 결과, 입사 3개월 이내에 퇴직을 고려한 바 있다면 3년 뒤에 그것이 퇴직에 영향을 끼친다고 한다.

 

● 외부 인재에 대한 긍정적 인식


외부 인재가 적응이 쉽지 않은 이유 중 하나는 그들을 반기지 않는 동료들의 시선이다. 기존의 구성원들은 본인이 이제껏 쌓아놓은 업적 위에 경력 사원들이 들어와 숟가락만 얹는 것은 아닌지, 하루 아침에 내 자리를 꿰차는 것은 아닌지 이래저래 걱정이 많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외부 인재 영입이 현재의 구성원들에게 해가 되는 것이 아니라 도움이 된다는 인식이 확산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경력 사원 채용부터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우선, 해당 기업의 부족한 역량을 보완할 수 있는 인재를 채용하는 것이 좋다. 그 다음으로는 이들이 빨리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최고 경영진부터 관심을 가지고 지원해 주고, 외부 인재 영입을 통한 성공 케이스를 이루어 내도록 한다. 인재 영입을 통한 성공의 경험을 조직 내에서 공유함으로써 점차적으로 외부 인재에 대한 기존 구성원들의 배타적인 감정 및 태도를 완화시킬 수 있다.


또한 리더가 솔선수범 및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새로 들어오는 구성원은 우리에게 새로운 아이디어와 시각을 제공할 수 있는 조력자이며, 함께 협업함으로써 시너지를 창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인식을 조직 내에 확산시켜야 한다. 서로 경쟁 상대로 인식하기 보다는 상호 보완함으로써 더 큰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협력적 또는 보완적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공감대 형성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리더가 너무 한쪽으로 치우쳐서는 안되며, 양측의 융화를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경력 사원이 해야 할 일

 

지금까지 경력 사원의 정착을 위한 조직 차원의 노력의 필요성과 그 방안을 살펴 보았다. 그런데 이런 노력이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경력 사원 스스로의 노력도 필요하다. 실제로 경력 사원이 조직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원인은 스스로에게도 있다. 과거에 연연하거나 자신의 경험을 과신한 나머지 새로운 조직에 동화되지 못하고 왕따를 자초한다면, 조직과 리더가 노력하더라도 적응이 어려울 수 있다.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경력 사원의 유형을 살펴보고, 그들이 가져야 할 바람직한 태도를 짚어본다.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경력 사원 유형


새로운 조직에 적응이 쉽지 않은 경력 사원의 유형별 사례를 살펴보자.

 

● 향수병 Type


향수병 Type은 새로운 직장에 적응하지 못하고 과거 직장을 다시 그리워하는 유형이다. 이전 기업에서는 부서마다 지인도 많고 조직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본인이 가진 능력을 최대한으로 발휘할 수 있었다. 그러나 새로운 기업에 와서는 아는 사람도 없고 업무 프로세스 및 조직 문화가 생소하여 생각만큼 능력 발휘가 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이 때 ‘여긴 이래서 문제야’, ‘나는 잘 하는데 여기 시스템이 미흡해서 어쩔 수 없어’ 라며 모든 원인을 새로운 조직 탓으로 돌리는 일부 경력 사원들이 있다. 이 경우 예전 조직을 그리워하며 새로운 조직에 적응하지 못하는 악순환에 빠지기 쉽다. “예전엔 이런 문제는 쉽게 해결했었는데……”라고 과거의 무용담만을 늘어놓는다면 새로운 조직의 구성원들은 그 사람이 우리 조직의 직원인지 예전 회사의 직원인지 알 수 없게 된다. 이런 경우는 본인이 새로운 조직에 적응하기 위한 마음 준비가 안된 상태로, 자신의 부적응 원인을 파악하지 못한 채 자신의 영광을 재현해줄 조직을 찾아 지속적으로 회사를 이동해 다닐 위험이 많다.


● 독불장군 Type


독불장군 Type은 이전 직장에서 본인이 획득한 경험과 가치를 맹신한 나머지 새로운 조직에 그것들을 무조건 주입하거나 모두 바꿔버리려고 하는 유형이다. 예를 들어 글로벌 기업에서 국내 기업으로, 또는 대기업에서 신생기업으로 이직한 경우, 이전 기업의 가치와 방법들을 적용하면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것들을 새로운 조직에 무리하게 적용하려고 하는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작은 기업이어도 기업 고유의 가치와 비전이 있게 마련이다. 현재 몸담고 있는 기업의 가치와 문화를 고려하지 않고 무작정 본인의 경험을 주입하려고 한다면 거부감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뛰어난 성과도 기업이 추구하는 방향과 일치하지 않는다면 무의미한 것이다. 이런 유형은 본인이 무조건 옳다고 생각하고 주장함으로써 동료들이 거부감을 느끼게 되고, 그 주장들이 관철되지 못하는 일이 반복되면서 본인도 결국 좌절하게 된다.

 

● 철새 Type


철새 Type은 말 그대로 철새처럼 지속적으로 회사를 옮겨 다니며 몸값을 올리는 데에만 치중하는 유형이다. 이들의 관심은 새로 옮겨온 직장이 경력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 다음 직장은 어떤 곳으로 할지 등에만 관심이 있다. 이런 사람들은 새로운 조직에 오래 머물 의지가 약하며, 단지 이력서를 화려하게 만들기 위해 거쳐가는 가는 곳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렇다 보니 열정을 가지고 능동적으로 업무에 임하기보다는 수동적인 자세로 일관하게 된다. 이런 유형은 새로운 조직의 구성원들에게도 ‘잠시 거쳐가는 사람’이라는 느낌을 주어, 조직의 비전을 공유하고 함께 협업할 동료로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지나치게 잦은 이직은 오히려 결과적으로 본인에게도 감점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실제로 기업 인사 담당자 60% 이상이 직원 채용 시 이전 경력이 우수해도 이직이 잦은 사람은 채용을 하지 않는다는 한 설문 조사의 결과를 유념해 볼 필요가 있다.


내 스타일을 고집하기보다 긴 안목으로


경력 사원들이 자칫 위와 같은 우(憂)를 범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내용을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먼저, 나를 버리고 새로운 것을 맞이할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비워 버린다고 해서 본인의 역량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그 안에 새로운 조직의 문화와 체계를 받아들여 내 것으로 체화한다면, 한 단계 더 성장한 나를 만들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만드는 것이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아시아인 최초로 20-20 클럽(20 홈런-20 도루)에 가입한 추신수 선수가 가장 먼저 꼽은 그의 성공 비결은 기존의 나를 비우고, 욕심내기보다는 버린다는 것이었다. 고교 때까지 포지션이 투수였던 그는 외야수로 마이너리그 팀에 영입되었다. 또한 미국 프로야구팀의 훈련법은 한국의 것과 매우 달라서 적응이 쉽지 않았다. 여러 가지로 어려운 요소가 많았지만, 그는 “그 동안 쌓아왔던 모든 것을 비워내고 다시 처음부터 유연한 마음으로 새로운 것들을 품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했다. 그 결과, 추신수 선수는 닥쳐온 장애물들을 본인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하도록 바꿔놓았다. 강한 어깨를 기반으로 파이브 툴스플레이어(Five-Tools Player)로 거듭났다. 또한 한국과 미국의 훈련법을 조합하여 본인만의 훈련 스케줄을 만들었고, 서양인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세인 신체적 조건을 성실한 연습으로 극복하였다. 본인이 가진 역량과 조직의 새로운 자산을 융화시켜 자신의 성공 기회로 삼은 것이다.


둘째, 장기적인 관점으로 관계 구축에 노력해야 한다. 경력 사원이라는 부담감 때문에 성급하게 성과에 집착하다 보면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새로운 조직에 입사한 이후 일정 기간 동안은 성과를 내기 위한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 중 하나가 바로 관계 형성이다. 먼저 다가가고자 하는 노력과 배우려는 자세를 보여줌으로써 좋은 이미지를 쌓는다면, 관계 형성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업무 관계자 외에도 사내 동호회 등의 모임을 통해 해당 기업의 문화와 분위기를 익히고, 조직 내에 융화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긴 안목으로 장기적 비전과 목표를 수립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직을 하는 궁극적 목적은 자신의 최종 목표와 비전을 달성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이직 자체에 집중하다 보면 본래의 목적을 잊은 채 몸값을 올리고자 여러 직장을 전전하게 된다. 이직을 준비하는 과정부터 본인이 추구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항상 염두에 두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기반으로 나와 가치관과 방향이 일치하는 기업을 찾고, 그런 기업을 찾아 이직했다면 그 비전을 바탕으로 해당 기업에서 장기적인 경력 계획과 목표를 수립해야 한다.

 

채용에서 육성까지 보다 전략적으로


기업의 경영 환경의 변화 속도가 빨라지고 기존 사업간의 경계가 무너지는 예측불허의 현 상황에서 창의력을 기반으로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창출하는 것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창의력이 중요시 될수록 다양한 인재를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그런데 새로운 시각과 다양성을 조직에 불어넣기 위해 경력 사원을 선발해놓고, 그저 “알아서 적응하라”고 한다면 경력 사원들은 조직에 순응하여 기존의 시스템에 젖어 들거나 또는 적응에 어려움을 겪게 될 수 있다. 따라서 경력 사원 채용을 통해 기업이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그들의 채용부터 육성까지 전략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경력 사원들도 자신의 경력 발전과 성장을 위해 이직했다면, 그만큼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고 적응하고자 적극적으로 노력할 필요가 있다. 이직의 과정에서도 본인의 최종 목표와 비전이 무엇인지를 지속적으로 상기하며 나아가야 할 것이다. 조직과 개인의 노력이 함께 이루어질 때 모두가 윈윈(Win-win)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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