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 공유 가로막는 내부의 적을 제거하라 지식 공유 가로막는 내부의 적을 제거하라

최병권 | 2002-10-23 |

지식 공유의 중요성이 날로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지식 공유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기업은 많지 않은 듯 하다. 지식 공유의 근본적인 장애 요인 중의 하나는 지식 공유에 대한 낮은 의지와 부정적 태도를 초래하는 내부의 적이라 하겠다. 성공적인 지식 공유를 가로 막는 내부의 적과 이를 제거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살펴보자.

OECD의 ‘지식 중심의 경제(Knowledge-Based Economy)’ 보고서에 의하면, 선진국 국민총생산의 50% 이상이 지식 산업에서 발생한다고 한다. 경제적 부의 원천이 물질적 자산에서 지식이나 아이디어와 같은 무형 자산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예라 하겠다. 이는 기업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가치 있는 지식을 확보하고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해야 함을 시사하고 있는 것이다.

지식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일환으로, 그 동안 많은 기업들이 지식 경영을 도입해 왔다. 기업 내/외부로부터 가치 있는 지식을 창출 또는 확보하여 풍부한 지식 풀(Pool)을 만들고, 이를 전사적으로 공유/활용함으로써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것이 지식 경영의 기본 취지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지식 경영의 이점을 제대로 누리고 있는 기업은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Forrester사나 PWC 컨설팅사의 연구에 따르면, 지식 경영을 도입한 기업 가운데 가시적 성과를 얻는 기업은 25%도 채 되지 않는다고 한다.


지식 경영의 핵심은 지식 공유다

지식 경영은 크게 3 요소로 구성된다. 신지식의 창출, 지식의 공유, 그리고 효과적인 활용이 그것이다. 이 중에서도 특히 중요한 요인은 구성원들간 폭 넓은 지식 공유라 하겠다. 아무리 좋은 지식이나 정보가 있다 하더라도 어느 특정 개인이 독점하고 있다면, 그 지식의 효과는 미약할 수 밖에 없다. 반면, 구성원들간에 다양하게 지식이 공유되면 신제품/신기술 개발, 업무 효율화, 비용 절감 및 생산성 향상 등 기업 활동에 상당한 가치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이점에도 불구하고 지식 공유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 기업은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예컨대, 국내 153개 회사를 대상으로 전경련이 2001년 조사한 ‘기업 지식 관리 실태’에 의하면, 회사 전체 차원에서 지식을 공유하는 기업은 11%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식 공유가 회사 차원에서 제공하는 가치가 상당히 큼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활성화되지 않는 근본 원인은 무엇인가? 지식의 흐름 및 공유를 촉진하는 정보 기술(IT) 수준의 미흡 등 여러 원인이 있을 수 있으나, 한 단계 더 깊이 생각해 보면 그 실패의 근본 원인은 지식 공유에 대한 구성원들의 낮은 의지와 부정적인 태도에 있다 하겠다. 즉, 지식 제공자와 수여자의 마음속에 있는 내부의 적(Knowledge-Sharing Hostility)들이 효과적인 지식 공유의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내부의 적을 찾아라

지식 공유는 말 그대로 지식을 제공하는 사람과 제공받는 사람간의 상호작용에 의해 이루어진다. 제공자(Provider)는 적극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가치 있는 지식을 제공하겠다는 의지가 있어야 하며, 수여자(Receiver)는 기꺼이 외부의 지식을 수용하려는 태도를 가질 때 지식 공유가 그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다. 그러나, 지식의 원활한 제공과 수용을 가로막는 몇 가지 내부의 적들이 있다.

● 지식 제공자 측면:‘지식은 나 혼자 보유한다’

첫째, 지식은 힘이라는 인식이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소중한 지식을 다른 사람과 공유할 경우, 자신의 가치나 조직 내부에서의 영향력 또는 권위를 약화시킨다고 생각(Knowledge is Power Syndrome)하는 사람은 지식 공유에 소극적인 경향이 높다. 특히, 이러한 현상은 R&D나 영업 등 제품 및 고객과 관련된 중요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나 오랜 기간 동안 힘들여서 일한 대가로 지식을 확보한 사람들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둘째, 지식을 공유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한다는 인식이다. 다른 사람에게 지식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지식 제공자는 자신의 머리 속에 들어 있는 정보나 지식을 데이터베이스에 입력하거나, 동료들과 사적이건 공적으로 대화나 회의를 할 경우가 많이 있다. 이는 지식 제공자에게 상당한 물적/시간적 노력을 요하기 때문에 제공자는 지식 공유를 귀찮은 일로 생각하게 된다. 즉, ‘내가 왜 사서 고생을 해야 하나?, 다른 사람과 지식을 공유함으로써 나에게 이득이 되는 것이 있나?(How Does It Help Me Syndrome)’ 라는 생각을 할 수 있다. 이런 현상은 특히 업무가 많아 자기 일을 처리하기에도 급급한 사람들의 경우 더욱 강하게 발생한다.

셋째, 자신이 제공한 지식을 상대방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도 지식 공유를 저해하는 요인이다. 제공 받은 지식을 지식 수여자가 제대로 활용하지 못할 경우, 지식 제공자에 대한 외부의 평판이 저하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는 근본 원인은 상대방의 능력에 대한 신뢰 부족에 있다. 예컨대, 한 엔지니어가 제품 설계에 소요되는 비용 구조를 파악하기 위해 재무 담당자에게 비용 정보를 의뢰했다고 가정해 보자. 재무 담당자는 ‘당신은 엔지니어인데, 그런 정보가 별로 필요하지 않을 것 같은데요?’라고 말하면서 정보 제공을 꺼려할 수 있다. 그러나, 정보 요청을 거절한 근본 이유는 ‘우리는 엔지니어인 당신을 믿지 않아’라는 생각이 반영된 것이라 하겠다.

넷째, 다른 사람들이 자신이 보유한 지식을 평가한다는 것 자체에 대한 두려움을 들 수 있다. 특히, 완벽하지 않은 과도기적 연구개발 지식이라던가, 지식 제공자가 보유하고 있는 지식의 가치에 대해 확실한 신념을 갖지 못할 때 이런 현상이 강하게 발생된다. 이런 경우, 다른 사람과 공유를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하거나 보유하고 있는 지식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는 기회를 상실할 가능성이 높다.

다섯째,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다. 실패나 실수 과정에서 경험하고 학습한 노하우 공유를 촉진하는 조직 문화의 조성은 제품 개발이나 학습 기간 단축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예컨대, 신제품 개발 과정에서의 실패 경험담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할 경우, 시행착오를 줄임으로써 신제품 개발 기간을 단축할 수 있으며, 개발에 소요되는 금전적 비용도 상당히 절감할 수 있다. 그러나, 지식 제공자가 자신의 실수나 실패 경험을 다른 사람에게 말하는 것은 ‘난 이런 실수를 한적이 있소…. 그래서, 아직은 실력이 부족하오’라고 스스로 자기 실력 부족을 인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과의 실패 경험 공유를 꺼려하게 된다. 또한, 자신이 실패한 경험이 있다는 사실을 상사가 알게 될 경우, 향후 자신의 경력 및 성장 기회에 불이익을 초래할 수 있다는 두려움을 갖게 된다.

예를 들어, 제품 개발 연구원이 신제품 개발 프로젝트 과정에서 실패한 경험을 공개했을 경우, ‘차후에 다시 나에게 제품 개발 프로젝트를 부여할까?, 다른 동료들은 나를 어떻게 볼까?’하는 불안한 생각을 할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특히 성과나 목표 달성 여부가 지나치게 강조되는 문화에서 강하게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조직에서는 ‘누가 실수에 대해 책임을 질 것인가’가 매우 중요한 관심사이기 때문에, 구성원들은 실패에 대한 책임 추궁을 두려워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 지식 수여자 측면:‘외부 지식은 받아 들일 수 없다’

지식 수여자가 다른 사람/부서의 지식 수용을 꺼려 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소속된 부서/집단에 대한 지나친 감정적 애착은 외부 지식에 대한 배타적 태도를 낳을 수 있다. 흔히 말하는 ‘우리 것이 아니네?(Not-Invented Here Synd-rome)’라는 식의 사고이다. 이런 현상은 부서나 집단의 전통이 오래되거나 조직 내에서 기득권을 쥐고 있는 부서에서 종종 발생한다. 이런 부서의 사람들은 외부 지식의 유입을 자신들의 권위에 대한 도전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많다. 예컨대, 소위 잘 나가는 부서의 사람들은 스스로 승자라고 생각하여 ‘우리가 왜 다른 부서의 도움을 받아야 하지?’라는 부서 우월주의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이런 성향은 다른 부서의 지식에 대한 시기와 질투나 현 상태의 변화 거부 등과 같은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둘째, 새로운 것에 대한 선호 사상이다. 이미 다른 사람/부서에서 사용된 지식을 재사용하기보다는, 스스로 새로운 지식을 창출하는 것을 더욱 영광스럽게 생각하는 성향이다. 예컨대, 타 부서나 공장에서 이미 성공한 것으로 알려진 지식을 소폭 수정하거나 변경하면 자신의 부서에서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하더라도, 단지 다른 사람이 사용하고 있는 지식이라는 이유만으로 거부할 수 있다. 이런 경우, 이미 있는 지식을 다시 만들기 위해 인적/물적 자원을 투입함으로써 자원 활용의 효율성을 저하시킬 수 있다.

셋째, 외부 지식에 대한 신뢰 부족이다. 외부 지식의 효용 가치에 대한 확실한 신념이 부족하거나 지식 제공자의 실력에 대한 의구심을 가질 때 외부 지식을 수용하지 않게 된다. 신뢰하지 않은 지식을 수용할 경우, 다시 그 가치나 타당성을 검증하는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그 과정이 번거롭고 귀찮기 때문에 외부의 지식을 받아들이지 않는 경우도 있다.


지식 공유, 어떻게 활성화할 것인가?

지식 공유를 가로막는 내부의 적을 극복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상대방에 대한 이해와 협력이라 하겠다. 자신 또는 소속된 부서 이외의 다른 사람에 대한 이해가 없이는 자유롭고 허심탄회한 진정한 의미의 지식 공유는 힘들기 때문이다. 상호 이해와 협력 의식을 바탕으로 지식 공유를 촉진할 수 있는 몇 가지 포인트를 살펴보자.

● 복합기능팀(Cross-Functional Team)의 활성화

부문간 이해와 관심의 폭을 넓히기 위해서는 다양한 부서 사람들간의 상호작용을 촉진할 수 있는 제도를 활용해야 한다. 대표적인 예로 복합기능팀(Cross-Functional Team)을 들 수 있다. 예컨대, BMW사는 BMW 3000 Series 신모델을 개발시, 관련 부문의 디자이너 (제품, 공정, 교육 프로그램 등), 구매 협상자, 마케팅 담당자, 재무 분석가로 구성된 복합기능팀을 구성하여 제품 구상부터 시제품 생산까지 공동으로 일을 진행시켜 성공적으로 신제품을 개발한 바 있다. 그러나, 복합기능팀이 특정 목표 성과 달성만으로 그쳐서는 곤란하다. 다른 부서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지식을 공유하고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가는 것이 복합기능팀 활용의 근본 목적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 지식 공유를 유인할 수 있는 평가 및 보상 제도 활용

구성원들의 지식 공유에 대한 동기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평가나 보상 제도도 적절히 활용해야 한다. 예를 들어, 동료들의 질문에 대한 성실한 응답 정도, 사내 지식 데이터베이스에 대한 양적/질적 공헌도 등을 정기적으로 평가하거나, 신입사원의 인재 요건, 교육 프로그램 구성 기준, 승진 평가 항목 등에 지식 공유를 촉진할 수 있는 요인을 적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한편, 보상 제도를 통해서도 지식 공유를 강화할 수 있다. Nucor Steel사는 개인보다는 집단 성과 중심의 인센티브 제도를 활성화하여 지식 공유를 성공적으로 촉진시키고 있다. 아무리 개인의 성과가 좋더라도, 같은 그룹 내의 다른 동료들의 성과가 저조하다면, 그만큼 개인도 불이익을 받게 하겠다는 취지이다. 비단 금전적 보상 뿐만 아니라, 비금전적 보상도 활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다른 사람이나 부서의 지식을 창의적으로 응용하는 사람들에게는 ‘열정의 모방(Copied with passion)’, ‘영광의 절도(Stolen with pride)’ 과 같은 다양한 이름으로 지식 공유를 장려하는 상을 제정하여 부여하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 지식 공유 촉진을 전담하는 부서 및 인력 활용

조직 내부에 지식의 전파 및 공유 촉진을 전담하는 부서나 인력을 공식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다. Hewlett-Packard사는 60여 개의 사업부들이 혁신 활동에 필요한 지식과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내부 컨설팅 그룹인 ‘WIN (Work Innovation Network)’을 만들어 활용하고 있다. 일년에 4회 정도 미팅을 개최하여 보통 4~5일 정도 기간으로 회의를 진행하는데, 여기에는 각 사업부의 관리자급 이상이 참석하여 작업 재설계, 팀제 운영에 대한 정보 공유 등 각 사업부 운영 노하우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게 된다. 이를 통해, WIN은 일선 현장으로부터 자발적인 지식 공유를 촉진하고, 각 사업부에서 경험한 실패 경험을 허심탄회하게 공유하거나 서로 조언을 얻으며, 동료들과의 공동 작업을 통해 혁신 실행 과정상의 문제점에 대해 조언을 얻는 등 대인간/부서간 지식 공유의 장벽을 해소하는데 그 주된 목적을 두고 있다. 한편, 여러 공장으로부터 지식과 정보를 수집, 가치를 평가한 후, 다른 사업장으로 전파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Ford사의 ‘Gate Keeper’나, 정유 공장별로 베스트 프랙티스의 교류를 전담하는 Chevron사의 ‘Process Master’도 부문간 지식 공유를 촉진하는 전담하는 인력의 대표적인 예라 하겠다.

● 인적 네트워크 모임 강화

구성원들간의 인적 네트워크 모임을 활성화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인적 네트워크는 중요한 정보나 지식을 갖고 있는 사람을 연결시켜 줌으로써 노우-후(Know-who)를 강화시켜줄 수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기업인 Ford사는 각 자회사들간에 중요 정보나 혁신 활동 성과 등을 공유하는 주요 수단으로 구성원들간의 인적 네트워크인 COP(Comm- unity of Practice)를 활성화하고 있다. Ford사의 한 관계자는 ‘오늘날 지식을 얻는 것은 상대적으로 쉬워졌다. 보다 중요한 것은 일하는 방식을 상호 학습하고, 서로간에 피드백 받는 것이다’라고 말하면서 지식 공유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현재 Ford사에는 25개의 COP가 활동 중에 있는데, 각 기능 부서별로 고르게 분포되어 있다. 예들 들면, 전 세계 공장의 차량 페인터들은 COP를 통해 연결되어 있으며, 이외에도 인재 선발 관련 지식을 공유하는 COP, 마케팅/영업 관련 노하우를 공유하는 COP 등이 다양하게 활동하고 있다. 이를 통해, 동사는 1995년 이후로 13억 달러의 비용 절감 효과를 기록하였으며, 회사의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된 8,000여 개의 귀중한 정보들이 6,000여 공장으로 전파/활용되고 있다고 한다.

● 함께 일할 수 있는 사무 환경 조성

구성원들이 함께 어울려 일할 수 있도록 사무 환경을 의도적으로 조성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즉, 구성원들이 일하는 공간이나 사무실을 최대한 인접하게 만들어 줌으로써 부서간 장벽을 최소화하고 지식 공유를 촉진하겠다는 의도이다. 예컨대, Apple 컴퓨터 소속인 Pixar라는 컴퓨터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회사는 다양한 지역에 분산되어 있었던 구성원들을 샌프란시스코의 한 빌딩에 모여 일하도록 조치를 내렸다. 창의성과 협력은 사람들이 함께 일함으로써 발생할 수 있다는 신념에서였다. 이러한 조치 후, 지리적으로 멀어 접촉할 기회가 거의 없었던 구성원들은 식당, 자판기, 복사기, 주차장 등에서 자유롭게 만나 신변잡기에서부터 담당 업무에 대한 이야기에 이르기까지 자유로운 대화가 가능해 졌다. 특히, 부서간에 정보 교류가 거의 없었던 엔지니어링과 생산 부문간 상호 협력적 분위기 조성에 많은 도움을 주었다고 한다.

● 부문간 인력 교류의 정례화

다른 부문의 사람들의 일하는 방식을 이해하여 부문간 장벽을 해소하고 해당 부문의 지식을 학습하는 차원에서 인력 교류를 활성화해야 한다. 인력 교류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Matsushita사를 보자. 동사는 R&D 연구소와 생산 부문간의 갈등과 장벽을 제거하기 위하여 두 부문간 인력 교류를 정례화 하고 있다. 중앙 R&D 연구소에서 순수 연구/개발 업무를 몇 년간 수행한 연구원들은 생산 부서로 이동하여 생산 기술과 관련된 연구를 하게 된다. 그 이후에는 실제 생산 현장으로 이동하여 제품 생산 프로세스나 현장의 생생한 지식을 익히게 된다. 이러한 부문간 인력 교류는 타 부문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데 기여하고 있다고 한다. Ericcson사와 Philips사도 본사와 해외 자회사들간의 지식 공유를 위하여 일년 또는 2년을 주기로 50~100여명의 기술자들을 순환 보직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기술자들의 경력 개발의 폭을 넓히고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과 인적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효과를 누리고 있다고 한다.

인력 교류는 새로운 지식과 경험을 학습하고 지식을 공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잘못 운영될 경우 구성원들은 승진 기회를 놓치거나 기존 부서 내에서 자신의 입지가 줄어든다고 오해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상사의 입장에서도 바쁜 현업으로 인해 핵심 인재라고 생각되는 사람을 다른 부서로 이동시키는 것을 꺼려할 수도 있다. 따라서, 다른 부문에서의 업무 경험을 승진 등 경력 개발 과정의 필수 요소로 삼아 구성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인사 제도를 강구하는 것이 반드시 전제 되어야 한다. 예컨대, McDonald사는 모든 부서 사람들에게 식당에서 제품을 판매하는 경험을 쌓게 하고 있으며, 그렇지 않은 사람은 중간 관리자로 승진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상호 이해와 신뢰가 지식 공유의 초석

무엇보다도 지식 공유 활성화를 위해서는 서로 다른 사람 또는 부서에 대한 이해과 신뢰가 절실히 필요하다 하겠다. 구성원들은 나 혼자만 잘 되겠다는 지나친 경쟁 중심적 사고보다는 회사 전체의 관점에서 더불어 살아가겠다는 마인드를 견지해야 한다. 또한, 경영진도 지식의 원활한 흐름을 가로막는 보이지 않는 장벽을 제거하고, 구성원들의 단결된 행동을 유도할 수 있도록 공동체 의식을 심어 주는데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예컨대, GE가 Work-Out을 추진하면서 여러 부서의 관리자나 사원들을 모두 참석 시켜 상호 이해할 수 있는 대화의 場을 마련했던 이유도 바로 이러한 배경에 있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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