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중심의 경영이 강화되면서, 업무에 대한 구성원들의 주도성이 중요한 개념으로 주목받고 있다. 주도성의 의미와 이를 높이기 위해 유의해야 할 포인트를 살펴본다.
인적 자원의 질이 기업 경쟁력 결정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게 되면서, 보다 탁월한 실력과 자질을 갖춘 인재를 확보하고 육성하는 것이 기업 활동의 중요 키(Key)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최근 인적 자원의 질을 결정하는 주요 요인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 ‘주도성(Personal Initiative)’이라 하겠다. 주도성이란 구성원 개개인이 자신에게 주어진 업무를 ‘왜’ 하는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바람직한 결과’가 무엇인지를 파악하여 책임감을 가지고 일을 완수하는 의지/행동을 말한다. 즉, 조직 내에서 자신의 사명이 무엇인지를 명확히 인지하고, 업무 수행을 위해 필요한 제반 지식과 정보를 스스로 획득하여 일정 기간 내에 성과를 창출해 내는 행동이라 하겠다.
구성원의 주도성이 중요한 이유로는 크게 두 가지를 들 수 있다. 첫째, 현장 중심의 경영이 제대로 이루어 지기 위해서는 구성원들이 스스로 알아서 움직이는 주도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권한과 책임이 현장으로 옮겨 가고 자율 경영이 강조되는 상황에서는 일선 실무자들의 업무 수행을 위한 주도적인 업무 활동이 신속한 고객 대응과 성과를 창출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이다. 둘째, 구성원의 주도성은 효과적인 교육 훈련이나 학습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요인이기 때문이다.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기술, 치열한 경쟁 등 업무 환경이 다변화되는 상황에서는 과거와 같은 일방적, 주입식 교육으로는 실력 향상면에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보다는 개별 구성원들이 각자 필요한 지식과 정보를 습득하고 역량을 개발해 나가는 것이 조직 입장에서 훨씬 더 중요하다. 주도성을 발휘하는 구성원들은 자발적으로 정보와 지식을 획득하여 활용하는 등 높은 학습 의지/실천력을 발휘함으로써 자신의 역량은 물론 조직의 인적 역량을 강화시킨다.
미국의 컨설팅 업체인 Rath & Strong이 최근 미국 제조업체 및 서비스업 관리자2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조직 구성원들의 주도적인 업무 수행이 조직 성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그러나, 주도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구성원은 30%에 미치지 못한다고 한다. 그만큼 조직 내에서 주도적으로 행동하는 구성원의 비율은 많지 않다는 이야기이다. 그렇다면 조직 구성원들의 주도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그 몇 가지 포인트를 보자.
주도성 중시의 채용 Practice 필요
우선 선발 시점에서부터 엄격한 스크린을 통해 주도적 성향을 갖춘 인재를 채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선진 기업의 인재 선발 관행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는 학력, 기술, 경력 등 테크니컬한 측면 뿐만 아니라 성품, 가치관, 태도 등 소프트한 측면의 자질을 중시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자질은 사람의 행동을 결정하는 주된 요소로, 스킬이나 지식에 비해 교육 훈련을 통한 단기적인 개발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주도성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겠다.
주도성이 높은 사람의 성향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성취 욕구와 자아 성장 욕구가 강하다. 둘째, 새로운 문제에 대해 강한 호기심을 나타내며, 문제를 해결하려는 강력한 의지를 보인다. 또한, 모르는 점을 부끄러워 하지 않고 스스럼없이 질문하며 학습하고, 문제의 원인부터 파악하여 차후 실수를 재발하지 않도록 처리하는 성향이 있다. 특히, 기존의 선례를 답습하기 보다 자신의 통찰력을 발휘하여 새로운 방식으로 업무를 해결해 나가는 것을 선호한다. 셋째, 이들은 계획을 세워서 업무를 수행하는 경향이 있다. 회사 업무만이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개인의 장래 경력을 관리하는 데 있어서도 보다 명확한 계획과 실천력을 보인다. 자신이 결정한 사안에 대해 강한 확신과 추진력을 가지고 업무를 수행해 낸다.
이러한 주도성이 있는 인재를 선별하기 위해서는 채용 방식의 근본적인 전환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서류상으로 나타나는 학력, 경력 등 기술적인 측면만이 아니라 주도적 성향을 갖추고 있는지에 대한 세심한 점검을 가능하게 하는 면접 제도를 강구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충분한 시간을 마련하고 면접 방식도 1:1 이나 다(多):1 의 형태로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면접 내용도 보다 정교화할 필요가 있다. 먼저, 개인의 주도적 성향에 대한 간단한 질문과 함께 그와 관련된 특정 과거 경험에 대한 질문이 필요하다(<표 1> 참조). 예를 들어 ‘문제가 발생하면 적극적으로 해결하려고 노력하는가?’를 질문한 뒤, 관련 경험에 대해 설명하도록 하여 주도적 성향 여부를 파악하는 것이다. 또한, 실제 조직 환경 속에서 주도성을 발휘할 것인가의 여부를 분별하기 위해 가능한 실제와 유사한 업무 상황을 제시하고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해야 할 것이다. 후보자의 대답에 따라 질문은 보다 심도 있게 진행되어야 하는데, 이 때 응답자의 대처 방법, 예를 들자면 문제 해결을 동료나 상사 등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는지의 여부, 문제 원인을 규명하려는 노력 여부 등을 주의 깊게 살핌으로써 그 후보자의 주도적 성향을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평가 시스템의 재정비
조직 구성원들의 주도성을 지속적으로 발휘시키기 위해서는 평가 시스템도 정비해야 한다. 우선적으로 구성원이 달성해야 할 개별 업무의 내용을 측정 가능한 형태로 명료화하고, 그 달성 정도를 일정 기간마다 체크하여 피드백 할 수 있어야 한다. 예컨대, 평가의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360도 다면 평가를 도입하거나 1년에 1~2번이 아니라 분기 혹은 매월 단위로 지속적으로 성과를 측정/기록하고 피드백 하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다. 이러한 목표의 가시화와 즉각적인 피드백은 구성원들의 책임 의식을 고취할 뿐만 아니라 자신의 성과를 직접 확인할 수 있게 해 줌으로써 구성원들의 업무에 대한 만족도를 높여 주어 구성원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업무에 임할 수 있게 해준다.
성공 사례로 알려진 상당수의 공장들의 경우, 성과 목표와 업무 달성 정도, 손익 계산서 등을 벽면에 붙여 놓고 실시간으로 수치를 기록하며 계속적으로 피드백 하는 것도 그러한 이유에서 찾을 수 있다. 한 예로, 미국의 애완동물 전용 사료 공급회사인 Hill’s Pet Nutrition의 Richmond 공장의 경우를 보자. 이 공장에서는 기술자마다 개인별 ‘성과 동의서’를 가지고 있다. 성과 동의서에는 ‘개인이 일하고 있는 부문에 대한 상위 수준의 성과 목표(예, 포장 라인의 경우 1,700만 파운드의 포장량, 92% 수율, 77.5% 효율성)’, ‘개인이 맡고 있는 역할의 구체적인 내용(예, 윤활제에 대한 예산 담담 등)’, ‘개인적인 기술 훈련(예, MS 워드와 엑셀 사용 등)’ 등 여러 목표가 포함되며, 이는 차후 성과 평가의 기초 자료로 활용된다. 개인 성과 동의서 외에도 중앙 현관에는 공장의 손익 계산서, 주간 생산 결과, 공정 관리도 등 성과 관련 지표들이 게시되어 팀별로 성과 달성 정도를 피드백 받도록 되어 있다. 이러한 투명한 성과 측정 및 신속한 피드백은 구성원들의 업무 달성 노력을 고무시키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미국의 Sears와 같은 기업은 종업원의 충성도 등 정성적 요인에 대해서도 성과 지표를 개발하여 활용하고 있다. 이 외에 ‘균형 성과 평가 지표(BSC)’도 이러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활용하는 기업들이 많아지고 있다.
평가 시스템의 정비에 있어서 한가지 주의할 점은, 목표 설정 시에 탑 다운 방식이 아니라 구성원들이 그 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방향적인 목표나 업무 할당은 구성원들의 업무에 대한 책임감을 약화시켜 주도성을 훼손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미용 제품 업체인 Avon의 Morton Grove 공장의 예를 보자. 동사에서는 ‘스피크 아웃(Speak Out)’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는 구성원들이 6명 정도씩 그룹을 이루어 공장에 관련된 업무나 사건 전반에 대해 토의를 하며, 문제 발굴이나 대안 마련을 주도해 나가는 일종의 종업원 참여 제도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Avon은 업무와 목표에 대한 구성원들의 책임 의식과 주도성을 높이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지원적인 조직 분위기
구성원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주도성을 발휘할 수 있게 하려면 위험 감수를 장려하고 실패를 용인하는 조직 문화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주도성에는 개별 구성원이 자유롭고 독창적인 방식으로 업무를 수행한다는 것이 내포되어 있기 때문이다.
구성원들의 주도성과 혁신성을 장려하는 혁신 문화를 구축하여 성공한 대표적인 기업이 바로 3M이다. 3M의 전 CEO인 McKnight는 ‘아무 일도 하지 않는 것보다 무엇이든지 하고 실패하는 것이 더 낫다’고 말하며, ‘실패를 허용하지 않고 실패에 대해 파괴적인 비판을 하는 경영은 구성원들의 주도성을 죽인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3M에서는 구성원 개인이 업무를 주도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측면 뿐만 아니라 구성원의 정서적인 측면에서도 배려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경영진은 수시로 사무실들을 돌아 다니면서 흥미로운 연구를 하는 직원을 격려하고 ‘실패해도 괜찮다’는 말로써 구성원들이 보다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얻고 다양한 방식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고무하고 있다.
중간 관리자의 역할이 중요
개별 구성원들이 지각하는 조직 분위기에 가장 많은 영향을 주는 것은 고위 경영층의 철학과 언행, 중간 관리자의 태도 두 가지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중간 관리자는 업무 수행 과정에서 구성원들과 직접 접촉을 하면서 실제적인 문화를 구축해 나가는 실무 담당자라는 점에서 중요하다. 위계적인 분위기의 조직과 달리 구성원의 주도성을 장려하고 창의성을 중시하는 조직이 되려면 중간 관리자의 역할이 달라져야 한다. 위계적 분위기 속에서 구성원들은 ‘내 방식대로 하면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할 것’, ‘다시 해야 할 것’이라는 등 관리자의 눈치를 보고 기존 규칙과 관례에 의존하기 쉽다. Avon의 Morton Grove 공장에서는 이러한 폐해를 제거하고 구성원들의 주도성을 살려 주기 위해 중간 관리자들에게 감독자(Supervisor)가 아닌 조언자(Advisor)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동사는 45여명의 중간 관리자의 공식 호칭을 조언 전문가(Professional Advisor)로 개칭하여 중간 관리자가 수행해야 할 역할은 통제나 업무 지시보다 구성원들이 업무를 수행하는 데 있어 필요한 도움이나 자원을 제공해 줘야 한다는 것을 명확히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