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재 확보에 대한 관심과 노력은 커지고 있으나 인재 유지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 우수 인재 유지를 위한 이직 관리의 실행 지침을 살펴보자.
인재 전쟁(Talent war)으로 불려지는 시대에 인사관리의 핵심 이슈는 우수한 인재의 확보와 유지로 요약될 수 있다. 이를 증명하듯, 일부 기업은 최고 경영자의 성과 평가 지표에 핵심 인재 확보율을 반영하는 등 우수 인재 확보를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기업들의 인재 확보를 위한 노력에 비하면, 인재를 유지하기 위한 관심과 노력은 그다지 크다고 보기는 힘들 것 같다.
올해 채용 전문 업체인 잡링크의 조사에 의하면, 전체 직장인의 66%가 올해 들어 이직을 위한 활동을 해 본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바 있다. 그 중 20%는 실제로 이직 하였으며, 하반기에도 이직을 시도해 볼 것이라고 응답한 직장인도 7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국내 취업 전문 기관이 2,30대 IT 전문 인력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전체 응답자의 93%가 기회만 되면 이직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이직률 또는 이직 의향이 높아진 데에는 사회경제적 가치관의 변화가 큰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IMF 이후 구성원의 조직에 대한 신뢰나 충성심, 그리고 평생 직장의 개념이 약해지고 있다. 또한 이직이 무능력이나 회사에 대한 배반 등 부정적으로 인식되던 것이, 이제는 오히려 몸값 상승이나 능력을 인정 받는 것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우량 기업의 성공 조건을 분석한 Good to Great에서 짐 콜린스는 우수 인재 확보의 중요성을 이야기 하면서, 우수한 인재를 버스에 태우기만 하면 그 버스는 옳은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하였다. 그러나 이제는 많은 노력과 비용을 들여서 버스에 태운 우수한 인재가 버스에서 내리지 않도록 하는 데 더 관심을 가져야 할 때라고 여겨진다. 우수한 인재가 회사를 떠나지 않고 경쟁력의 원천이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이직 관리가 필요한데, 이를 위한 몇 가지 실행 지침을 살펴 보자.
● 이직 분석부터 시작하라
이직 관리를 위한 전략적 대안을 찾기 위해서는 이직에 대한 분석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이직 분석은 크게 4W 즉, 이직 이유(Why), 이직 시기(When), 이직하는 사람(Who), 이직 후 진로(to Where)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이직 분석을 위해서는 첫째, 구성원들이 회사를 떠나는 진짜 이유(Why)를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왜냐하면 직원들이 회사를 떠나는 이유는 곧 남아 있는 다른 직원들이 회사에 대해 바라는 요구로 해석될 수 있으므로, 이직 사유를 분석하고 그 문제점을 해결하면, 남아 있는 인력의 이직을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직자들은 이직의 표면적인 이유로 낮은 임금 수준, 회사의 비전 부재 등을 지적하고 있지만, 이직 대상자와 심층 면담을 해 보면 회사 내에서의 개인의 비전 부재, 상사의 리더십 스타일, 동료와의 인간 관계, 개인의 적성과 직무간의 불일치 등이 이직의 실질적인 이유로 나타난다.
이직 이유를 분석하기 위해서 회사를 떠나는 시점에서 직속 상사나 인사 담당자가 이직자를 대상으로 한 이직 면담이 가장 대표적인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이직 면담은 이직자가 솔직한 응답을 회피할 가능성이 있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이직 관리를 엄격하게 하고 있는 회사에서는 이직 면담과 함께 이직 후 조사법을 병행하고 있다. 이 방법은 종업원이 퇴직한 후 6~12개월이 경과한 후에 우편을 통하여 설문지를 배포하고 이직 원인 및 이동 경로 등을 파악하는 것이다. 이직 후 조사법은 익명성이 보장되어 실질적인 이직 이유와 이직 후의 진로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고, 보다 객관적인 입장에서 다른 회사와 비교하여 평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둘째, 이직의 시기(When)에 관한 분석이 필요하다. 이직의 시기가 입사 초기의 오리엔테이션 단계인지, 어느 정도 업무에 관한 기초적인 교육과 훈련이 끝나고 기업에 실질적인 공헌을 하기 시작하는 단계인지, 회사에 대한 기여도가 낮아지고 있는 단계인지를 분석해 보아야 할 것이다. 특히 인력에 대한 투자가 집중되는 입사 초기나 숙련도가 향상되어 ‘자신의 몸값을 하기 시작하는’ 시기의 이직에 대해서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만일 특정시기에 이직이 집중된다면, 시기별로 이직 방지를 위한 대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Motorola China는 현지 채용 인력의 이직이 입사 후 2~3년에 집중된다는 점에 착안하여 회사에서 지원하는 주택자금을 3년간 회사 내 은행에 예치한 후, 3년이 되는 시점에 지급하는 retention bonus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입사 초기의 이직을 방지하고 최소 3년 이상의 장기 근속을 유도하고 있다.
한편, 조기 이직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채용 단계에서 회사와 담당할 직무의 장단점에 대한 정보를 솔직하게 제공하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일례로 일본의 해충 방제 회사인 아산테의 경우, 채용 설명회 때 입사 2,3년차 직원들이 회사 생활에서 힘든 점을 적나라하게 발표하는 ‘본심세미나’를 개최한다. 이 세미나에서는 영업 사원들이 영업하러 나갔다가 개에 물린 경험이나, 마루 밑에 기어들어가 벌레나 뱀과 마주친 경험 등을 솔직하게 알림으로써, 일에 대한 강한 의지를 가진 지원자만 입사하도록 유도하였고, 그 결과 30~40% 수준에 다다르던 신입 사원 이직율이 10% 대로 낮아지게 되었다.
셋째, 어떤 사람이 이직하는가(Who)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 즉 이직하는 사람의 직급, 직무, 근무 지역, 역량 수준, 성과 수준 등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이직 관리를 중점적으로 해야 할 대상자를 파악하고, 인력별로 차별화 된 유지 관리 방안을 마련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직 후의 진로(to Where)에 관한 추적 분석이 필요하다. 특히 핵심적인 인재가 경쟁사로 이직하는 경우에는 회사의 입장에서는 주요한 사업 전략, 노하우, 전문 지식과 정보가 유출되어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따라서 경쟁사로의 이직이 많을 때에는 경쟁사가 가지고 있는 인력 관리의 경쟁 우위 요소가 어떤 것인지 철저히 분석하고 이직 방지를 위한 대응책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 이직 비용을 계산해 보라
한 사람의 종업원이 회사를 떠나는 경우 회사에 미치는 영향은 얼마나 될까? 대부분의 기업들이 이직이 회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큰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거나,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직으로 인해 발생되는 비용에 대해 그 규모를 정확하게 산출하고 있지는 않는 것 같다. 이직 관리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미국의 경우에도 이직 비용을 계산하고 있는 기업은 16%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직으로 인해 발생되는 비용은 크게 직접 비용, 간접 비용, 기회 비용으로 구분해 볼 수 있다. 이직의 효과가 단기적이고 금전적으로 계산이 가능한 직접 비용에는 결원에 대한 채용 비용, 신규 인력에 대한 교육 훈련비, 채용 대행 비용, 초과 근무 수당 등이 포함된다. 또한 이직으로 인한 효과가 단기간 내에 가시적으로 나타나지는 않지만 간접적이고 장기적인 손실을 발생시키는 간접 비용에는 성장률 저하, 기업의 지적 역량 감소, 경쟁력 감소, 기업 이미지 실추, 다른 직원의 동요 및 사기 저하 등이 포함된다. 한편 이직으로 인한 업무 공백과 비숙련자의 대체로 인한 생산성 감소, 고객이나 주문의 감소로 인한 이익의 감소, 잠재적인 고객 상실 등의 기회 비용도 발생하게 된다(<그림> 참조).
전문가들은 미국 기업의 이직 비용을 일반적으로 연봉의 약 2배 정도로 계산하고 있는데, IT 전문 인력의 경우 연봉의 1.8배, 중간 관리자의 경우 연봉의 2.5 배 정도의 비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실제 IBM 미국 본사가 1993년에 75,000 여명의 종업원들을 감원하는데 1인당 12만 달러, 전체적으로 9억 달러의 이직 비용이 소요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이재훈, 이종준, 「신인적자원관리」, 1998, p.217). 특히 핵심 인력의 이직은 기업에 더 큰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IBM의 재무 담당 최고 임원(CFO, Chief Executive Officer)인 제롬 요크(Jerome York)가 크라이슬러로 옮긴 날 IBM의 총주가가 13억 달러가 폭락하기도 하였다.
따라서 이제는 이직이 가져오는 손실 규모를 보다 엄밀하게 계산하여, 그 중요성을 인식하고 기업의 재무적 성과 관리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 이직률을 일선 관리자와 최고 경영자의 성과 지표에 반영하라
‘우리 산업은 전반적으로 이직율이 높으니까’, ‘연구 개발과 영업 인력은 본질적으로 자주 움직이는 사람들이니까’ 어쩔 수 없다는 식의 생각을 가지고 있는 관리자나 경영자들을 만나보기는 어렵지 않다. 또한 이직의 원인을 잘못된 인사 관리에서 찾고, 그 책임을 인사 부서에 돌리는 경향도 있다. 특히 일선 관리자들은 이직의 원인을 보상 수준, 경력 관리, 회사 비전 등 회사의 정책적 측면에서만 찾으려 하고, 이직을 예방해야 하는 자신의 역할과 책임에 대해 관심과 노력을 보이지 않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최근 선진 기업에서는 이직의 책임을 인사 부서가 아닌 일선 관리자나 경영자에게 묻기 위하여 이직율을 성과 지표에 포함시키고 있다. 예를 들면, Motorola China는 담당하고 있는 부서의 이직율을 부서장의 관리 지표에 포함시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미국 올랜도에 소재한 Sunbank에서는 당해 년도의 이직율 뿐 아니라 전년대비 이직율 10% 감소를 사업본부장의 경영 목표로 제시하여 그 달성 정도를 평가하고 있다.
이직 관리가 관리자의 책임임을 분명히 하고, 적극적인 노력을 유도하기 위하여 이직율을 경영자의 성과 지표에 포함시켜 보다 엄격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 이직 관리 전담 부서를 설치하고 전문 인력을 확보하라
대부분의 기업은 채용을 전담하는 부서를 만들고, 전문 인력을 배치하고 있다. 이에 반해 현재의 이직 관리는 인사 부서나 라인 관리자가 이직자를 대상으로 이직 면담을 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제는 보다 체계적인 이직 관리를 위해서 이직 관리를 전담하는 부서를 설치하고 이직 관리 전문 인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이직 관리를 전담하는 부서에서는 이직 징후의 사전적 포착, 이직 원인 분석, 이직 관리에 대한 회사 내외의 베스트 프랙티스 발굴 및 전파의 역할을 수행해야 할 것이다. 특히 이직 방지를 위해서는 종업원의 의견을 정기적으로 수렴하고 최고 경영자에게 전달하는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한데, 이직 관리 부서는 경영자와 종업원 간의 커뮤니케이션 통로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 조직의 건강도 측정을 위한 정례적 서베이를 실시하거나 의견 수렴을 위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필요도 있다.
● 선행관리가 중요하다
아직도 많은 기업들이 인재의 유출이 회사의 경쟁력에 심각한 정도의 타격을 입히기 전까지는 이직 관리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더 이상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사후약방문’의 잘못을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서는 이직을 예방하는 선행 관리 차원에서 보다 적극적인 이직 관리를 해야 할 때이다.